김지현 기자

등록 : 2017.03.29 16:41
수정 : 2017.03.29 16:41

“새 인생 새 도전, 폴리텍에서 시작합니다”

등록 : 2017.03.29 16:41
수정 : 2017.03.29 16:41

청각장애 극복한 김재환씨

인생 2막 연 해고 직장인 이봉규씨

명문대도 포기한 고은혁씨 등

새내기들의 다양한 사연 공개

올해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스마트시스템제어학과수석으로 입학한 청각장애인 김재환(19)씨가 공압기계로 실습을 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제공

"제게 기술은 꿈을 실현하는 도구입니다." 올해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스마트시스템제어과에 수석으로 입학한 2급 청각장애인 김재환(19)씨가 전문 기술인이 되고 싶은 이유다.

어려서부터 전자기기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게 취미였던 김씨는 비장애인과 겨뤄 당당히 학과 수석을 차지하며 '자동화 분야 기술 장인'이라는 꿈에 한발 더 다가섰다.

기술을 연마해 평생 직업을 찾는 직업 훈련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은 올해 입학한 대학 새내기들의 다양한 사연을 29일 공개했다.

청각장애가 있는 김씨는 보청기를 끼고 생활하지만, 얼굴을 직접 보고 대화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힘들다. 자연스럽게 혼자 기계를 조립하는 일을 좋아하게 됐는데 특성화고 3학년 재학 당시 현장실습을 하던 회사에서 자동화 장비를 접하며 이 분야에 흥미가 생겼다. 김씨는 "장애가 있지만 집중력이 남보다 뛰어난 게 내 장점”이라며 “자동화 장비를 유지하고 보수하며 설계까지 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조선업 불황으로 정리해고 된 후 관련 직종에서 일하기 위해 폴리텍대의 문을 두드린 이도 있다. 지난달까지 외국계 선박회사에서 일했던 이봉규(51)씨는 지난 2일부터 남인천캠퍼스 특수용접과에서 용접을 배우며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고 있다. 몇 달간 이어져온 정리해고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나왔지만, 이제 갓 중학생이 된 딸을 위해서 가장 노릇을 포기할 순 없었다. 이씨는 자신이 20여년 넘도록 일했던 선박 분야와 관련이 있는 용접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우기로 했다. 그는 “늦은 나이에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10년 후에는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문계 졸업생 90%는 논다’는 말이 실감날 만큼 심각한 취업절벽이 우려돼 폴리텍대를 선택한 경우도 있다. 고은혁(20)씨는 2년 전 서울의 한 명문대 인문사회계열학부에 입학했지만 불투명한 미래가 걱정됐다. 자신의 진로를 걱정하던 중 아버지가 운영하는 기계분야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기술을 습득하면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인천캠퍼스 기계시스템학과에 새로 입학했다. 고씨는 “입학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미래가 뚜렷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우영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은 “고용 한파 위기 상황에서 학생들이 기술을 선택해 우리 대학에 온 만큼 질 높은 교육으로 취업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서울의 한 사립명문대를 휴학하고 폴리텍대학 기계시스템과에 입학한 고은혁씨. 기존 대학 자퇴를 준비할 만큼 폴리텍대에서 목표가 뚜렷해졌다. 한국폴리텍대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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