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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느낌 드라마 ‘비밀의 숲’ 비결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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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느낌 드라마 ‘비밀의 숲’ 비결 있었네

입력
2017.07.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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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비밀의 숲'은 차분한 전개와 절제된 영상미로 밀도 높은 긴장감을 끌어내며 "영화 같은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CJ E&M 제공
tvN '비밀의 숲'은 차분한 전개와 절제된 영상미로 밀도 높은 긴장감을 끌어내며 "영화 같은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CJ E&M 제공

“돈 주고 보는 영화 그 이상.”(oogg****)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엔 “영화 같다”는 감상평이 많다.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이라는, 진부해진 소재와 차분한 전개에도 몰입도가 높다. 지난 23일 방송된 14화에서 형사 한여진(배두나)이 공항에서 용의자 윤 과장(이규형)을 추격하는 장면은 촘촘한 액션 연출과 카메라 움직임으로 시청자 사이에서 영화 같은 명장면으로 회자됐다.

‘비밀의 숲’은 정적인 장면마저 극적으로 느껴진다. 이유가 있다. 드라마이지만 영화처럼 촬영했기 때문이다. 인적 구성부터 영화를 닮았다. 촬영감독과 미술감독 등 충무로 출신이 제작진을 구성하고 있다.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소재현 PD는 “‘비밀의 숲’은 영화와 드라마의 중간쯤 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화려한 영상미보다 진정성 있는 그림을 담으려고 한 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캐스팅도 여느 드라마와 다르다. 영화 연기 경험이 있는 배우만 출연하고 있다. 아이돌 가수는 자연스럽게 제외됐다. 세세한 호흡까지 드러나는 스크린 연기에 익숙한 배우들이다 보니 튀는 사람 하나 없이 극의 전체 톤을 맞추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주인공 조승우는 매회 절제되고 캐릭터에 충실한 연기를 하면서 주변 감초 캐릭터까지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밀의 숲’의 장종경 촬영감독은 “1화에 등장한 황시목이 살인사건을 재현하는 장면을 광각렌즈로 근접 촬영했다”며 “시청자들도 가까이 다가간 것처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CJ E&M 제공
‘비밀의 숲’의 장종경 촬영감독은 “1화에 등장한 황시목이 살인사건을 재현하는 장면을 광각렌즈로 근접 촬영했다”며 “시청자들도 가까이 다가간 것처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CJ E&M 제공

영화에서 활용하는 최고급 카메라 기종과 16mm 광각계열의 렌즈로 여느 드라마보다 더 밀도 높은 화면을 빚어내고 있기도 하다. 광각렌즈로 인물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감정을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인물 뒤 배경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망원렌즈를 일반적으로 활용한다. 장종경 촬영감독은 “배우들이 거부감이 들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 촬영했다”며 “배우들의 숨결과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유”라고 밝혔다.

미술에서도 영화의 기운이 느껴진다. 검사실이나 살인사건이 벌어진 피해자 박무성(엄효섭)의 집, 형사 한여진의 집은 모두 세트. 하지만 실제 건축에 쓰이는 바닥 마감과 벽면 도색으로 사실감을 살렸다. 박무성 집은 오랫동안 집과 함께했던 낡은 소품과 새로 산 소품을 섞어 배치해 공간을 자연스럽게 꾸몄다. 생기 넘치던, 화분의 식물들은 살인사건 이후 시들은 식물로 교체해 살인사건 이후 달라진 풍경을 표현했다.

한여진의 집에는 모든 걸 그림으로 기록하는 한여진의 성향을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그림들을 벽에 부착했다. 류선광 미술감독은 “여진의 그림을 그만의 소통법이 담긴 장치로 해석했다”며 “배두나가 자신의 소지품을 직접 들고 와 자취방에 배치해 아늑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러 사건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묶는 게 아니라, 한 가지 사건으로 16부작을 채우는 극의 구성도 영화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소 PD는 “한 가지 사건 안에 캐릭터가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드라마가 풍성해졌다”며 “선과 악이 불분명한 인물들과 극 중반에 터지는 반전의 묘미들이 보는 재미를 살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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