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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준 기자

등록 : 2017.12.19 17:03
수정 : 2017.12.19 18:31

조롱 악플부터 살해 협박까지... 아이돌의 수난

비뚤어진 팬 문화에 정신적 고통 호소... "지나친 우상화 지양을"

등록 : 2017.12.19 17:03
수정 : 2017.12.19 18:31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인 엠버가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제작해 올린 '내 가슴은 어디있지?' 한 장면. 유튜브 캡처

‘내 가슴은 어디 있지?’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인 엠버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에 ‘악플에 대한 답변’이란 부제를 단 7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엠버는 “가슴아”를 외치며 친구와 동네를 누비며 가슴 찾기에 나선다. ‘엠버의 가슴은 어디 있지?’란 ‘악플’을 소개하며 “너무 오랫동안 신경을 안 썼다”는 능청까지 떤다. 자신의 가슴을 웃음거리로 삼는 몰지각한 네티즌을 향해 던진 여성 아이돌의 도발이다.

2009년 가수로 데뷔한 엠버는 그간 여성성 증명을 강요 받아왔다. 짧은 머리로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랩을 하자 데뷔 초부터 ‘진짜 여자 맞냐?’는 언어폭력을 당해왔다. 엠버는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무 말이나 내뱉는 악플러들에게 잘못을 가르쳐주고 싶어” 해당 영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엠버만의 일이 아니다. 아이돌은 온라인에서 공개 망신을 주는 ‘조리돌림’을 당하기 일쑤다. 걸그룹 에이핑크는 올해 네 차례 넘게 살해 협박을 받았다. 새 앨범 발매 행사장과 멤버들의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 폭탄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전화가 112 등을 통해 접수돼 현장에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에이핑크의 소속사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 협박범은 에이핑크가 지난 4월 일반인과 함께 하는 인터넷 방송 소개팅 프로그램에 출연한 점 등에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겨 벌어진 일이다. 또 다른 걸그룹 트와이스도 지난 7월 ‘염산 테러’ 협박을 받았다. 종현은 숨진 후에도 남성혐오 사이트에서 조롱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여성 아이돌은 성적 대상화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심리 상담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성 아이돌을 향한 비하 어린 시선 등으로 우울감을 느껴 상담을 받는 아이돌 멤버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돌의 복지를 위해선 팬 문화의 변화도 필요하다”며 “아이돌에 대한 소유화뿐 아니라 우상화를 지양해 아이돌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설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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