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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더 소설 같은 세상…작품선 따뜻한 시선 늘어”

입력
2016.10.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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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한국일보문학상 예심 심사위원들이 23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황현산, 금정연, 신수정, 김소연, 은희경, 김형중, 김영찬 심사위원.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2016 한국일보문학상 예심 심사위원들이 23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황현산, 금정연, 신수정, 김소연, 은희경, 김형중, 김영찬 심사위원.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2015년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년 간 쓰여진 한국 소설 중 가장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품에 수여하는 제49회 한국일보문학상 예심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일보 본사 사옥에서 열렸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문학평론가 황현산 김영찬 신수정 김형중 금정연씨와 소설가 은희경, 시인 김소연씨는 이날 예심에서 심사 대상에 오른 총 83 작품 중 8 작품을 본심에 올렸다. 김금희 ‘너무 한낮의 연애’, 김숨 ‘L의 운동화’, 김이설 ‘오늘처럼 고요히’, 윤성희 ‘베개를 베다’, 윤이형 ‘러브 레플리카’, 정지돈 ‘내가 싸우듯이’, 조해진 ‘여름을 지나가다’, 최은미 ‘목련정전’(작가명 가나다순)이다.

한해 동안 출간된 소설들을 검토한 심사위원들은 “무너지고 해체된 세계 위에서 자신만의 서사를 새로 써 내려가는 작가들이 눈에 띈다”며 “비극적 현실을 온기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들”이 늘어났다는 것에도 주목했다.

은희경 소설가는 “정지돈, 박솔뫼, 백수린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외국이 배경으로 많이 등장하는데, 이전 세대처럼 여행담을 쓰는 게 아니라 전 세계의 참담함을 그리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이제 세계가 하나지만 어딜 가도 지옥이라는 인식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수정 평론가는 작가들의 이런 세계 인식이 오히려 소설을 “구상이 아닌 추상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이 약해지다 보니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보다 서사 자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 같다”며 “요즘 작가들에게 세계가 텍스트로 바뀌어 버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참혹한 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이 늘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소연 시인은 “과거엔 소위 나쁜 소설, 위악적인 소설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온기로 가득한 소설이 많다”며 “위선의 토대가 아닐까란 우려도 들지만 현실이 너무 처참하다 보니 균형추가 그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은희경 소설가는 “현실의 비극이 (소설보다)압도적이라 굳이 소설에서 그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김영찬 평론가는 “현실이 더 소설 같은 시대다. 지금 한국 현실 중에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지점들이 많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작가들이 내면이나 감정을 파고드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현실에 더 다가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심을 통과한 후보작들은 1일부터 릴레이로 한국일보에 소개된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제49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 후보작
제49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 후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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