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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반갑지만… 규모 예년 수준에 일회성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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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반갑지만… 규모 예년 수준에 일회성 아쉬워

입력
2018.06.22 21:28
수정
2018.06.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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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간 상봉, 고향방문은 성사 안돼

신청자 대부분 80대… 절반이 사망

남북 적십자회담이 열린 22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민원실에 이산가족인 이경욱(89)씨가 이산가족 상봉 신청 접수를 마치고 돌아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남북 적십자회담이 열린 22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민원실에 이산가족인 이경욱(89)씨가 이산가족 상봉 신청 접수를 마치고 돌아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2일 열린 적십자회담에서 남북이 구체적으로 합의에 이른 것은 ‘8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 단 1건이었다. 규모도 예년 수준에 그쳤다. 3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합의한 것은 일단 성과지만, 일회성 상봉을 넘어서는 근본적 해법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남북은 이날 각각 100명씩의 이산가족을 선정해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상봉 행사를 개최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측은 회담에서 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화상상봉, 고향방문 등을 북측에 제기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남측 대표단 수석대표를 맡은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회담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이산가족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사확인부터 시작해 정례적으로 만나고, 성묘, 화상상봉, 고향방문단 등을 제안했으나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북측은 아주 진지하게 생각한다고 했고, 근본적 해결을 위한 모임을 계속 갖자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상봉 대상 규모에 대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산가족 고령화 수준이 심각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합의가 5만7,000명 이산가족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2,124명 중 7만5,234명이 사망했다. 생존자 수는 약 43%(5만6,890명)로, 80대가 가장 많은 비중(41.4%)을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 상봉이었던 2015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어 있던 만큼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날 회담에선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 석방, 탈북 여종업원 송환 등에 대한 논의도 오갔으나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전체가 흐르는 물결 속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선 좀 (언급을)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공동보도문에 대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이날 회담은 금강산을 소재로 덕담을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수석대표 접촉을 위해 회담장에 들어설 때는 박 회장이 북측 단장을 맡은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손잡고 갈까?”라고 제안하며 손을 잡고 입장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종결회의에서 “제반 인도주의 문제를 앞으로 계속 합의해나가자고 결의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했고, 박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는 비유를 들며 “소중한 합의를 하나하나 이행하는 과정이 곧 판문점선언을 이행해나가는 것이다. 과거를 털어버리고 앞을 내다보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자”고 화답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서울=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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