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기억할 오늘] 디트로이트 파산 신청(7월 18일)

입력
2017.07.18 04:40
0 0
디트로이트 시가 2013년 7월 18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abc화면.
디트로이트 시가 2013년 7월 18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abc화면.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시가 2013년 7월 18일 주 동부지구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보호(Chapter 9 Bankruptcy)를 신청했다. 시 재정으로 부채를 갚을 수 없는 도시 부도 사태여서 법원에 도움을 청한 거였다. 당시 부채는 약 185억 달러로, 2년 전 파산보호를 신청한 앨라배마주 제퍼슨카운티의 부채(40억 달러)의 4배가 넘고 한 해 전 캘리포니아 스톡턴 시보다도 2배 이상 되는 규모였다. 디트로이트 시 부채의 19%(약 35억 달러)는 이미 퇴직했거나 퇴직을 앞둔 주 공무원과 교사, 경찰, 소방관 등의 연금과 건강보험 급여였다.

앞서 넉 달 전 디트로이트 시는 재정 위기를 선언했다. 주 정부가 선임한 재정위기 관리인케빈 오(Kevyn Orr)가 은행 등 주요 채권자들과 부채 조정 협상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그는 주지사의 승인을 얻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19일 미시간 주 잉엄카운티 제30 순회법원 판사(Rosemare Aquilina)는 신청 철회를 명령했다. 연금 수혜자 2명의 소송 심리를 진행하던 그는 주지사에게 연금수혜자들의 혜택을 삭감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한 거였다. 법원은 주 검찰총장의 이의신청 등 곡절을 겪은 뒤 심리를 시작했고, 12월 3일에야 파산보호를 승인했다. 가장 논란이 된 것도 당연히, 연금 수령액 등의 삭감이었고, 퇴직 공무원을 비롯한 시민들이었다.

디트로이트 시는 미시건 주 최대 도시로 오대호와 운하 디트로이트 강 수운을 통한 모피교역 중심지로 18세기부터 번성했다. 1903년 헨리 포드의 자동차 공장을 필두로 미국 3대 자동차 업체(GM, 크라이슬러)가 그 도시에 터를 잡았고, 세계대전 특히 2차대전기 군수 특수에 시는 전성기를 누렸다. 시 인구는 200만 명에 달했다.

파산신청 무렵 인구는 70만 명에 못 미쳤고, 빈 빌딩과 공장만 수만 채였다. 인구 격감과 파산 신청의 이유는 사실 하나였다. 자동차 등 제조업 시장 경쟁과 미국 기업들의 부진 및 경영 부실, 노조의 과도한 임금 및 복지 요구, 시의 무능과 무책임 등이 모두 도마에 올랐다. 한때 뜨겁던 미국의 엔진이 그렇게 식었다.

2014년 12월 10일 디트로이트 시는 70억 달러 부채 탕감 등 회생계획안으로 파산보호를 끝냈고, 시민들은 조금 더 가난해졌다.

최윤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