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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정치인생 건 승부수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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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정치인생 건 승부수 던졌다

입력
2018.04.04 17:5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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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불과 1년도 안 돼

비상이냐 추락이냐 다시 심판대

7년 전 후보 양보한 박원순 향해

“그땐 잘할 거라 믿었는데…” 포문

“내가 야권 대표선수” 지지 호소

한국당과 연대엔 일단 선 긋기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6ㆍ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50%가 넘는 압도적 지지율에도 아무런 조건 없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던 2011년 이후 7년 만의 도전이다. 하지만 그때와는 외부적 환경과 정치적 결단의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그때는 잃을 게 없었지만 이번엔 정치인생 전부를 걸어야 한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식을 가졌다. 7년 전엔 손을 잡았지만 이제 혈투를 벌여야 할 박 시장의 일터를 마주하는 곳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A4용지 9장 분량에 담은 출마의 변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의사, 교수, 정보기술(IT) 전문가, 경영인으로 성공한 경험을 서울시를 바꾸는 데 모두 쏟아 붓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 직이 다음 선거를 위해 인기 관리하는 자리가 돼서는 혁신할 수 없다”고 박 시장을 향해 견제구도 날렸다. 그러면서 “7년 전 가을, 저 안철수에게서 희망을 찾고 싶어하셨던 서울시민의 열망에 답하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그 죄송스러운 마음까지 되새기고, 사과드린다. 다시 시작하겠다”고 외쳤다.

이로써 안 후보는 대선 패배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유권자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 그 사이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부활했고, 통합반대파(현재의 민주평화당)의 저항에도 국민의당을 깨고 바른정당과 합쳐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이번에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에서 고전하자 당의 구원투수로 나왔다. 7년 전 새 정치를 기치로 내세웠던 참신함은 이런 정치 이력으로 인해 지금은 많이 빛이 바랬다는 게 중론이다.

아름답다고 평가 받았던 양보가 이번엔 도리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에는 박 시장을 극찬했는데, 지금은 경쟁하겠다고 나서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그때는 잘 하실 거라고 믿었다”고 입장이 바뀐 이유를 설명했지만 여전히 명분이 약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안 후보의 출마로 서울시장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2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9.7%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35.2%를 기록한 박 시장에 크게 뒤지는 기록이다. 낮은 지지율로 인해 결국은 야권연대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선 안철수에게 힘을 모아달라”는 이날 호소를 야권연대에 결부해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보수당과의 2단계 통합은 결단코 없다고 강조했던 그이기에 자유한국당과의 선거연대는 자기모순이 될 수 있다. 안 후보도 이날 “기득권 양당은 우리가 경쟁하고 싸우고 이겨야 될 대상”이라고 야권연대 가능성에 일단 선을 그었다. 관건은 3파전에서 얼마나 표를 확보하느냐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당선되면 대선으로 직행할 수 있고, 아슬아슬하게 패하더라도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했다. 반대의 경우라면 원외인 데다 주요 당직도 맡지 않은 그가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다.

여권 후보들의 견제도 본격화하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출마선언문을 꼼꼼히 확인했는데 준비가 잘 안 돼 있다”고 평했고, 박영선 의원은 “서울시장은 대권을 꿈꾸다 중도 포기하거나 실패한 사람이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누가 시민의 삶을 잘 챙기고, 서울의 미래를 잘 이끌어갈지 시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안 후보와의 경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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