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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빅토르 야누코비치 (2.22)

입력
2018.02.22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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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친러 대통령 야누코비치가 4년 전 오늘 탄핵, 친러-친서방 지역간 내전사태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친러 대통령 야누코비치가 4년 전 오늘 탄핵, 친러-친서방 지역간 내전사태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4대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Victor Yanukovych, 1950~)가 2014년 2월 22일 의회에서 탄핵됐다. 탄핵 사유는 인권침해와 직무유기였지만 바탕에는 친러 정권에 대한 친서방 우크라이나인들의 뿌리깊은 반감이 있었다. 검찰은 러시아로 도피한 야누코비치에 대해 공금 횡령 등 혐의를 더해 기소했다. 한 달여 뒤 그의 정치 거점이던 동부 도네츠크 주를 중심으로 한 친러 지역 주민들의 잇따른 무장 시위와 독립선언이 이어졌고, 후임인 페트로 포로셴코 친서방 정부와의 내전사태로 비화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동서 갈등의 활화산으로 뜨거워졌다.

중세 키예프공국 시절 동슬라브 문화의 중심국가로 강성했던 우크라이나는 중세 말 분열에 이어 몽골, 폴란드, 러시아 등의 침략을 받으며 긴 쇠락의 역사를 겪은 뒤 혁명기인 1917년 민족국가로 독립했다가 22년 소비에트 연방에 강제 병합됐다. 스탈린 치하의 우크라이나 대기근과 2차대전 피해 등이 겹치며 러시아에 대한 민족ㆍ지역적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동유럽과 면한 서부지역은 우크라이나어를 쓰는 친서방 우크라이나 민족(약 73%)이 우세하고 흑해와 크림반도를 끼고 있는 서부는 러시아에서 이주한 이들(약 22%)이 많아 친러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도네츠크 주지사 출신 야누코비치는 친러 정치인이었다. 2010년 대통령이 된 뒤 전임 티모셴코 총리를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하고, 2013년 유럽연합 통합과 경제협력 추진 계획을 백지화하는 등 강력한 친러 정책을 펴자 서부와 수도 키예프를 중심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그는 2013년 말 시작된 이른바 ‘유로마이단(Euro+Maidan)’ 시위를 강경 진압했다. 이듬해 2월 18일 탄핵 직전 시위 땐 진압군 총격에 시민 75명이 숨지고 1,100여 명이 부상 당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구소련 서기장 흐루쇼프가 54년 민심 수습책으로 우크라이나에 할양한 크리미아공화국이 2014년 분리독립을 선언, 3월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와 다시 합병한 것은 우크라이나로선 치명적인 사태였다. 6월 민스크 협정으로 양측의 내전사태는 수그러들었지만 우크라이나의 자원과 알짜 산업이 주로 동부에 밀집해 있다. 긴장은 지금도 여전하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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