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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트럼프도 멋쩍게 한 ‘단호박’ 총리의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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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트럼프도 멋쩍게 한 ‘단호박’ 총리의 “NO”

입력
2018.07.04 16:56
수정
2018.07.0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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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보호무역 비판

공개 기자회견서 트럼프 발언 중간에 끊어

네덜란드 세계 수출 5위 대국, 피해 상당

내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선거 의식도

쏟은 커피 직접 대걸레 청소해 화제 된 인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총리가 2일 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뤼터 총리는 이 자리에서 보호무역 조치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끊고 즉각 반대 의사를 표하는 등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뤼터 총리의 강한 반박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황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려 두 사람 공히 애써 미소를 띠거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등이 사진에 차례로 담겨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총리가 2일 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뤼터 총리는 이 자리에서 보호무역 조치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끊고 즉각 반대 의사를 표하는 등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뤼터 총리의 강한 반박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황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려 두 사람 공히 애써 미소를 띠거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등이 사진에 차례로 담겨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총리가 2일 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뤼터 총리는 이 자리에서 보호무역 조치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끊고 즉각 반대 의사를 표하는 등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뤼터 총리의 강한 반박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황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려 두 사람 공히 애써 미소를 띠거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등이 사진에 차례로 담겨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총리가 2일 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뤼터 총리는 이 자리에서 보호무역 조치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끊고 즉각 반대 의사를 표하는 등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뤼터 총리의 강한 반박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황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려 두 사람 공히 애써 미소를 띠거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등이 사진에 차례로 담겨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NO(아니오).”

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을 붙인 글로벌 무역 전쟁에 일침을 가하는 한마디가 터져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3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의 고조되는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짧지만, 강력한 경고를 날린 이는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51) 총리다.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뤼터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쏟아 내던 중간 끼어들어 말을 가로막았다. 정상 간의 만남에서 상대방의 말을 끊는 것은 외교적 결례로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수십 대의 카메라 셔터가 터지는 공개석상이었다.

그러나 뤼터 총리는 단호했다. 영국 가디언이 편집해 올려놓은 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뤼터 총리와 나란히 앉아 수입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이 미국의 납세자, 노동자, 농민들을 위한 공정한 조치였다는 점을 역설한다. 그러면서 “EU와도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만날 것”이라며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면 긍정적일 것이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진담인 듯한 농담을 한다.

그 순간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경청하던 뤼터 총리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아니다”, “그것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즉각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간 당황해하면서도 자동차 문제를 꺼내 들었지만, 뤼터 총리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재차 쐐기를 박았다. 두 사람 모두 애써 미소를 유지했지만,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고 5분 남짓의 짧은 기자회견은 어색하게 마무리됐다.

뤼터 총리의 반격으로 EU 국가들은 통쾌함을 느꼈을 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불공정 무역으로 따지면) 중국만큼이나 EU가 나쁘다”라고 말하는 등 유럽 국가들에 집중 포화를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산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이어 자동차까지 고율 관세 부과 대상으로 저울질하며 압박에 나서고 있다. EU 역시 미국산 제품에 대해 3,000억달러의 보복관세를 매기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뤼터 총리가 총대를 멘 데에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익 보호다. EU에서 경제 규모가 6위인 네덜란드는 세계 5위의 수출 대국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인 만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피해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EU를 대표해 트럼프에 맞선 강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뤼터 총리는 내년에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뤼터 총리는 지난달 정부 청사에서 자신이 실수로 쏟은 커피를 직접 대걸레로 닦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월엔 총리 취임 선서를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암스테르담 왕궁을 찾는 등 탈권위적인 리더십도 선보이고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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