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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오지 마을에 희망 심는 KT, 세계로 뻗어나가다

입력
2018.06.03 18: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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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KT가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 섬에 만든 마을회관 'IT 스페이스'에서 주민들이 컴퓨터 사용 방법을 배우고 있다. KT 제공
지난해 4월 KT가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 섬에 만든 마을회관 'IT 스페이스'에서 주민들이 컴퓨터 사용 방법을 배우고 있다. KT 제공

아침이면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잠을 깨우고 손목의 스마트워치가 운동량을 기록해 주는 일상이 놀라울 게 없는 요즘이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초고속인터넷도 먼 나라 이야기인 사람들이 있다. 느린 인터넷은 답답함만이 문제가 아니다. 교육, 경제, 복지 등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이 초고속 통신을 기반으로 전환되는 추세에서 이들의 삶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KT가 기가 속도의 네트워크와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국내외 오지마을에서 써 내려 가는 ‘기가스토리’는 정보격차를 해소해 주민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첫 이야기는 2014년 10월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 완성됐다. 초고속인터넷보다 최대 10배 빠른 기가인터넷을 구축해 ‘기가 아일랜드’로 거듭났다. 학생들은 외국인 유학생에게 화상통화로 영어 수업을 받고, 농작물을 원격으로 관리하는 농업 ICT 시스템이 적용돼 휴가를 떠나는 주민들도 늘었다. 2015년 3월에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 같은 해 7월에는 경남 하동군 청학동 등에서 잇따라 기가스토리가 완성됐다.

기가스토리 일환으로 2017년 3월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는 휴전선 접경 지역에 ICT 관광플랫폼이 구축됐다. 관광안내소에서 자전거, 스마트워치 등을 대여해 주고 가상현실(VR) 관광명소 소개 콘텐츠 등도 제공돼 관광 활성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교동도 주민 16명으로 구성된 조합형태의 마을기업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금 일부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사용돼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공동체 기여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기가스토리는 이제 해외로 뻗어 나가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해외 첫 기가스토리 사례로 방글라데시 정부와 국제이주기구(IOM),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현지 비정부 단체 등 민간과 공공이 힘을 합쳐 지난해 4월 시작됐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국가 개발 정책으로 진행 중인 ‘디지털 방글라데시 2021’에 맞춰 시작돼 사회 문제를 ICT로 해결하고 ‘퍼주기식’이 아닌 주민들의 자생적 발전 모델을 마련해 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모헤시칼리 섬은 인터넷 접속 자체가 어려운 곳이었다. 그나마 인터넷이 설치된 곳에서도 속도가 0.2메가비피에스(Mbps)에 불과했다. 화질이 낮은 영상도 재생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기가아일랜드 출범 후 모헤시칼리 섬 주민들은 100Mbps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공공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마을회관 ‘IT 스페이스’에는 하루 평균 100여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글라데시 복지부는 IT 스페이스에서 주민들을 위해 3개월 과정의 컴퓨터 교실을 운영 중이다. 학생들도 이곳에서 인터넷으로 숙제를 하고 동영상 강의로 심화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 섬 초등학생들이 KT 화상회의 솔루션과 태블릿PC로 원격 수업을 받고 있다. KT 제공
지난해 4월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 섬 초등학생들이 KT 화상회의 솔루션과 태블릿PC로 원격 수업을 받고 있다. KT 제공

KT는 또 모헤시칼리 섬 초등학교에 화상회의 솔루션인 ‘케이박스’(K-Box)를 지원했다. 지난해 3개 초등학교 1,200여명의 학생들이 화상 교육을 받았으며, 올해는 10개 학교로 확대될 계획이다. KT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기증한 컴퓨터 50대를 교사들에게 기증하기도 했다.

ICT의 힘으로 이 섬에서 청년 사업가들도 탄생했다. 그동안 섬 주민들은 시장 가격 정보 접근도 어렵고 섬이라는 물리적 제약이 있어 중간 거래상에게 높은 수수료를 내고 농산물을 유통했다. 하지만 KT가 온라인 사이트로 유통 판로를 개척하는 전자상거래 지원 활동을 시작하자, 모헤시칼리 섬의 특산품 마른 생선이 온라인으로 직거래 되기 시작했다. 중개인 마진이 없어져 사이트를 활용하는 청년 사업가들이 기존보다 3배 이상 순수익을 얻고 있다. 현재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올해 말부터 방글라데시 전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복지 수준 역시 향상됐다. 의료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모헤시칼리 섬에 KT는 ‘모바일 초음파기’와 ‘혈액분석기’를 제공해 주민들의 건강을 진단ㆍ관리하고 있다. 이슬람 문화 특성상 외출을 자제하는 임산부 등도 모바일 초음파로 육지에 나가지 않고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 달 평균 150여명의 환자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고 있다.

모하매드 아불 깔람 모헤시칼리 섬 군수는 “기가아일랜드는 이루고 싶은 꿈이었다”며 “우리 섬에서 도시와 같은 품질의 인터넷을 이용하게 돼 몇 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KT의 글로벌 행보는 캄보디아로도 뻗어 나갔다. KT와 캄보디아 우정통신부는 지난 5월 9일 캄보디아 프놈펜 훈센 국립공원에서 공공 와이파이 개통식을 열었다. 공공 와이파이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훈센 공원과 로열팰리스 공원 일대 등 3만7,000여평 규모에 설치된 기가 와이파이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선주 KT 지속가능경영단장 상무는 “KT는 2014년 10월 국내에서 시작한 기가스토리로 다양한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 냈고, 방글라데시에서도 여러 기관과 함께 화합해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KT는 캄보디아를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사회공헌 사업을 펼쳐 민간 사절단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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