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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제학] 구더기 무섭다고 공유경제 ‘장독’ 깨지 말자

입력
2017.07.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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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전 세계 경제 변화의 키워드는 ‘공유경제’다. 시가 총액 10대 기업의 60%가 공유경제 기업이고, 1조원 가치가 넘는 글로벌 유니콘 스타트업의 3분의 2가 공유경제 기업이다. 공유경제 대표인 에어비앤비를 통하여 공유경제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인지해볼 수 있다.

전 세계 최대의 호텔 체인은 힐튼도 인터콘티넨털도 아닌 에어비앤비다. 그런데 에어비앤비는 직접 소유한 호텔방은 하나도 없다. 우버는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은 세계 최대의 렌터카 회사이고, 페이스북은 직접 미디어를 만들지 않는 최대의 미디어 기업이다. 이들 모두는 다른 경제 주체들과 공유를 한다. 즉 현실과 가상을 융합하여 세상을 최적화시키고 있다. 구체적으로 에어비앤비는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을 수치로 제시하고 있다. 100만명의 이용자(이 중 절반이 외국인)와 4,500개의 일자리와 5,300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경제는 반복되는 경제 요소를 공유하여 효율을 증대하고 비용을 줄인다. 인터넷 초연결로 우리는 반복되는 요소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절감된 비용이 모두에게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공유경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만들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공유경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 여러 측면을 아우르는 논의를 통하여 공유경제의 미래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선 공유경제는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촉진함과 동시에 국가의 생산을 위축시키는 측면이 있다. 에어비앤비로 인하여 호텔 신축이 줄면 국내총생산(GDP)과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공유경제가 기존 자원의 활용으로 비용만 줄인다면 소비자 후생은 유지되나 일자리는 감소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공유경제가 새로운 혁신을 촉발하여 공유플랫폼을 활용한 혁신적 가치를 창출하게 되면 일자리는 다시 증가한다. 공유경제가 반드시 혁신을 촉발하는 개방형 구조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한편 공유경제를 통하여 절감되고 창출된 이익의 분배가 지속가능성의 관건이다. 우버 논쟁의 핵심은 플랫폼 사업자의 과도한 이익 추구와 불합리한 분배와 경쟁 구도다. 독점적 사업의 폐해는 공유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건전한 경쟁 구도인 ‘멀티 호밍’(하나의 접속망이 여러 개의 사업자와 연결되는 것)의 정착과 경영 정보의 개방이 필수적인 조건이 될 필요가 있다.

공유경제는 현실과 가상이 결합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필연적 형태다. 구더기가 무섭다고 공유경제의 장독을 깨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민화 KAIST 초빙교수
이민화 KAIST 초빙교수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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