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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입학절벽’에 흔들리는 대학, 아직 희망은 있다

입력
2017.10.16 16:3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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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절벽’의 시대, 대학은 살아날 구멍이 없나?

내년부터 고교 졸업생이 대학정원을 앞지르고, 2023년이면 대학진학자가 40만 명 아래로 떨어지는 ‘입학절벽’의 시대가 된다. 대학으로서는 ‘입학절벽’이란 표현이 약할 정도로 엄청난 파장이다. 생사의 기로, 즉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상황 반전을 위해 정부는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20만 명까지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대학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교육부만이 아니라 법무부, 외교부, 고용노동부 등이 협업해야 할 중요한 국가미래발전 전략이다. 유학생 유치에 필요한 몇 가지 정책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 중국 중심의 유학생 유치를 다변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금년 4월 기준 12만여명의 외국인 유학생 중 약 55%가 중국 유학생이지만, 사드(THAAD) 문제로 중국 유학생 비율이 줄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학생 수가 30% 이상 줄 수 있다는 암울한 예상까지 내놓는다. 중국 유학생이 줄어든 자리를 베트남 학생들이 차지하고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베트남 학생들은 학위과정보다 단기 어학연수를 선호해 대학들이 바라는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국제화 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

때문에 유학생 유치의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이 최근 이란과 멕시코에서의 유학생 유치 홍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네시아는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관문인 이집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전략적 협력 대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영어 강좌 개설을 확대하고, 외국인 교수를 확대하는 등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강화해야 한다. 해외에서 개최되는 한국유학박람회에서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대한민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유학생들이 한국에 들어온 이후에 느끼는 감정은 이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대, KAIST의 경우에도 외국인 교수 비율은 11% 수준에 불과하다.

셋째, 유학생 친화적 캠퍼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이슬람 문화권 학생들에 대한 유학생 유치 잠재력은 상당하다. 세계 유학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 정책을 내놓고 있는 현 시점이 이슬람권 학생 유치의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이슬람 문화를 수용할 만한 국내 여건은 아직 미비하다. 캠퍼스에서 할랄 음식을 접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기도실이 없는 경우도 많아 무슬림 유학생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 이슬람 문화까지도 수용할 수 있는 성숙한 캠퍼스 문화가 절실하다.

입학절벽은 고등교육 국제화로 풀어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전 세계 유학시장(석ㆍ박사)의 26% 정도를 차지하면서 엄청난 재정수입과 더불어 전 세계 인재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미국을 보면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우수 유학생 유치는 미래 국가발전을 위한 핵심전략이어야 한다.

최영한 교육부 국제협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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