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IMF 총회서 아소 만나 "정경 분리 원칙에 공감"
崔 "거시건전성 3종 세트 재검토"
2년간 중단됐던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조만간 일본 도쿄에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에서 10일(현지시간)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일 관계에서 경색된 정치적 문제가 경제를 막고 있는데, 정경 분리 원칙에 함께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06년부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년 1회 양국에서 번갈아 가며 개최됐다. 그러나 일본의 신사 참배와 독도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2012년 다섯 번째 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다. 이번 한일 재무장관의 양자면담 역시 201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열렸다.
이번 면담에서 최 부총리는 최근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등을, 아소 부총리는 소비세 인상 등 일본의 경제정책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일본 통화정책의 향방과 그로 인한 엔저(低) 현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아울러 “미국 등 선진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제도, 외국인채권투자과세, 외화건전성부담금) 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종 세트는 단기 자금이 너무 많이 몰려와 우리 경제를 교란하는 것에 대한 대책인데, 역방향으로 교란될 가능성이 있는지 점검해보면서 보완할 점이 있는지 보겠다”고 설명했다. 3종 세트의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IMF의 최고 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는 10~11일 워싱턴에서 회의를 마친 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미약한 만큼 수요 진작과 함께 경제 구조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코뮈니케)을 발표했다. 세계 경제 회복세 유지에 방점을 찍은 4월 선언문과는 조금 달라진 진단이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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