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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술탄 탄생, 에르도안 과반 턱걸이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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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술탄 탄생, 에르도안 과반 턱걸이 당선

입력
2018.06.2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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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마무리 단계, 에르도안 52% 득표율로 1위

과반 넘겨 결선투표 진행 안 해… 승리 선언도

개헌으로 장기집권 발판 마련, 2033년까지 가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3일 자신의 소속 정당인 정의개발당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두 손을 들어 인사 하고 있다. 이스탄불=A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3일 자신의 소속 정당인 정의개발당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두 손을 들어 인사 하고 있다. 이스탄불=AP 연합뉴스

21세기 술탄이 탄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64)은 지난해 개헌 후 치른 대통령선거와 총선거에 모두 승리했다. 이론적으로 2033년까지 초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에르도안은 당선 첫 일성으로 “실패를 숨기려고 선거 결과에 의심을 제기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시도하는 이가 없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승리를 강조했다. 가까스로 과반을 넘긴 선거 결과에 야당에서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자 사전에 논란을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명실상부 터키 1인자로 등극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경 행보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24일(현지시간) 터키 최고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개표가 96%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52.7%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 후보 무하렘 인제 의원(54·얄로바)은 30.7% 득표에 그쳤다. 투표율은 87%로 비공식 집계됐다.

선관위가 개표 결과를 최종 발표하기에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먼저 승리를 선언했다. 과반 득표를 넘어섰기에 결선투표는 진행되지 않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비공식 개표결과가 이제 명백해졌다”면서 “국가가 나에게 대통령의 책무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회 권력도 거머쥐었다. 동시에 치러진 총선은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42.68%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AKP와 선거연대를 구성한 우파 성향 ‘민족주의행동당’(MHP)은 11.28%를 얻었다. AKP 단독 과반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여권 선거연대를 이룬 두 당의 전체 득표율은 53.9%로, 역시 과반을 넘겼다.

제1야당 CHP는 즉각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CHP 대변인 뷜렌트 테즈잔 의원은 개표 중반 앙카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개표 현장에서 1만 개의 선거함 개표결과를 자체 집계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과 인제 의원의 득표율은 각각 46%와 40%로 나왔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무리 많게 잡아도 득표율이 48%를 넘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인제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아나돌루통신이 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 인터넷에는 개표 조작 정황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동영상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과 총선을 계기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명실상부한 터키 권력 1인자로 장기 집권 가도를 달리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헌법 개정을 통해 의원내각제 형태를 제왕적 대통령제로 정부 구성을 바꿔 버렸다. 또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중임할 수 있고, 단,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다시 5년을 재임할 수 있도록 고쳐놨다. 이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론적으로 2033년까지 초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 이후 또다시 조기 선거를 치르며 영구집권을 시도하는 길도 열려 있다고 헌법 조문을 해석하기도 한다. 다만 2033년이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나이가 만 79세 고령으로 대선 도전이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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