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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나선 여혐저항운동 “여성혐오 세상을 뒤엎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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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나선 여혐저항운동 “여성혐오 세상을 뒤엎자”

입력
2016.06.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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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열린 ‘여성혐오에 저항하는 모두의 1차 공동행동’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집회 참가자들의 자유 발언을 듣고 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열린 ‘여성혐오에 저항하는 모두의 1차 공동행동’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집회 참가자들의 자유 발언을 듣고 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우리가 모이면 세상이 변한다!”

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 모인 200여명(경찰 추산 150명)의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페이스북 계정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기획한 ‘여성 혐오에 저항하는 모두의 1차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에서 울려 퍼진 메시지다. 그동안 여성혐오저항운동이 강남 살인사건 피해자 A(23ㆍ여)씨를 추모하는 방식으로 확대됐다면, 이제는 ‘함께 세상을 바꾸자’는 저항의 메시지로 탈바꿈한 셈이다.

공동행동 주최 측은 ‘더 이상 개별 사건에 대한 추모에 머물지 말고 우리 사회에 내재된 여성 혐오의 뿌리를 뽑자’는 취지에서 집회 장소를 홍대 앞으로 옮겼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를 처음으로 기획한 회사원 양지원(30ㆍ여)씨는 “강남역이라는 추모 공간에서 일부러 벗어나려 했다. 개별 사건에 대한 주먹구구식 대안과 예방책에서 탈피해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여성에 대한 인식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곳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연대의 성격도 더욱 강해졌다. 여성단체뿐만 아니라 대학, 장애인 관련 단체 등 14개 단체가 공동행동을 함께 주최했다. 서울대 학생ㆍ소수자 인권위원회를 대표해 집회에 참석한 서울대 경제학부 2학년 김재용(20)씨는 “캠퍼스 내에도 소수자를 향한 혐오는 존재한다. 학교 구성원이라면 마땅히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규범을 만들고 학습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여혐저항도 소수자 혐오에 대한 이슈로 확장됐다. 국경 없는 의사회 활동가 정상훈(45)씨는 “우리는 성을 떠나서 종교, 성적 지향 등에 따라 언제나 소수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소수자가 고통 받는 질서 자체를 흔들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애도와 추모의 틀에서 벗어나면서 집회 풍경도 한층 밝아졌다.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보라색 머리띠 등을 머리에 두른 집회 참가자들은 시종 웃는 얼굴로 저항을 외쳤다. 지나가는 시민들도 집회 참가자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회사원 김영민(31)씨는 “한국의 페미니즘이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그 외연을 확대했다고 본다”며 “시민사회 운동뿐만 아니라 학계와 정계, 권위자들의 지지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행동 주최 측은 자유발언을 통해 여혐저항운동에 대한 의견을 모았고, 이를 토대로 2ㆍ3차 공동행동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들은 홍대 걷고 싶은 거리를 약 1.5㎞ 행진한 뒤 해산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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