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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졸업생 “트럼프 진시황 같다” 연설에 박수 터진 북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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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졸업생 “트럼프 진시황 같다” 연설에 박수 터진 북경대

입력
2017.07.1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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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학 옌칭아카데미는 미국인 졸업생 코디 애비의 연설을 영상과 영어 번역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베이징대학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대학 옌칭아카데미는 미국인 졸업생 코디 애비의 연설을 영상과 영어 번역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베이징대학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北京)대학의 미국인 졸업생이 졸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고대 중국의 통일왕조 진(秦)나라의 폭군 시황제에 빗댄 졸업연설로 박수를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인 코디 애비는 지난 5일 베이징대학에서 열린 자신의 졸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시황제에 빗대 비판했다. 영상 속에서 애비는 유창한 중국어로 “내 나라의 새 대통령(트럼프)은 중국의 만리장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중국을 좋아하는 것 같다. 만리장성이 문화 유산이라서가 아니라 그 자신이 시황제처럼 실제로 거대한 벽을 세워 바깥 세계와 단절하고 싶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세우겠다고 주장하고, 무슬림이 많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 7개국 출신의 입국을 제한하고, 공정무역론을 내세워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리장성을 건설하고 책을 불태운 시황제의 폭정에 빗대 비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국경 벽을 “중국의 만리장성에 비하면 땅콩만한 프로젝트”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애비의 발언에 장내에 있던 동료 학생과 교수들은 약 20초간의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연설이 영상으로 중국의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면서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SCMP는 덧붙였다. 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소셜미디어 시나웨이보 이용자 가운데 일부는 “그가 미국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라며 걱정했으나 다른 이용자는 “자국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미국의 발전된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인이 저렇게 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꼬집기도 했다. 실제 지난 5월 미국 메릴랜드대학에 유학한 중국인 학생 양슈핑이 미국의 깨끗한 공기와 민주주의를 칭찬하다 관영언론과 인터넷 이용자들의 집중 비난을 받고 사과한 사건이 있었다.

베이징대학 옌칭아카데미 홈페이지에 따르면 애비는 미국 프린스턴대학 출신으로 베이징대학의 중국학 석사학위 과정인 옌칭아카데미 프로그램을 2년간 이수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공자의 가르침인 ‘다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친교를 쌓자”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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