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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으로 '국제시장' 인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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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으로 '국제시장' 인기짱

입력
2014.12.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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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활성화에도 청신호, “영화 촬영지 표지판 설치 등 관광과 쇼핑 두 마리 토끼 노려”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꽃분이네' 앞에서 관광객들이 셀카봉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꽃분이네' 앞에서 관광객들이 셀카봉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 12일만에 관객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가도를 질주하면서 실제 영화 속 주 무대인 부산 국제시장을 찾는 방문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주말인 지난 28일 오후 2시 부산 중구 국제시장은 흥행 돌풍을 실감할 만큼 방문객이 늘어 활기가 넘쳤다. 평소 보기 드물었던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아 여느 전통시장과 확연한 분위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주인공 덕수(황정민)의 가게인 ‘꽃분이네’ 주변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들로 구름처럼 인파가 몰렸다. 영화 속 ‘꽃분이네’는 국제시장 3공구 내 ‘영신상회’를 한 달 동안 임대해 촬영한 세트다. 극중에서는 수입품 가게지만 실제로는 스카프, 벨트, 시계 등을 파는 액세서리 가게다.

영신상회 주인인 신모(37·여)씨는 “영화가 개봉된 이후 일부러 찾아오는 방문객이 많아 간판을 지난 24일부터 아예 ‘꽃분이네’로 바꿔 달았다”며 “영화 촬영팀에 장소 대여를 잘한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영화의 주 무대가 국제시장이다 보니 ‘꽃분이네’외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는 많다. 영화에서 달구(오달수)가 자신의 소유라고 밝힌 영화관은 비프 광장 ‘영화의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또 영화 속 덕수 부부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면서 부부싸움을 벌이던 벤치는 용두산공원에 있다. 부산 수영구에 사는 김한나(21·여)씨는 “영화를 보고 촬영지가 근처에 있다고 해서 친구랑 왔는데 영화 속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영화 '국제시장' 한 장면
영화 '국제시장' 한 장면

가족과 함께 국제시장을 방문한 박재환(35)씨는 “출퇴근길에 매번 국제시장을 봐왔지만 방문은 처음”이라며 “영화를 본 뒤 ‘국제시장에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되면서 꼭 한번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도 ‘영화효과’를 체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시장번영회에 따르면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된 이후 국제시장을 찾는 방문객들이 예전보다 2~3배 이상 늘었다.

김용운(67) 국제시장 상인회장은 “대형 유통점포로 인해 고객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데 영화가 상권 부활의 기회가 되고 있다”며 “시장 곳곳에 영화 촬영지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관광과 쇼핑을 한번에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시장은 1,498개의 포목점, 양품점, 기계공구상가 등이 몰려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의 한반도 폭격에 대비해 일제가 민간인 대피공간으로 조성한 공터에 광복 후 군수물자들이 쏟아져 나오며 시장이 형성됐다. 1948년 판자건물 12채에 1,000여개의 점포가 생겨나며 '자유시장'으로 불리다 1950년 '국제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6·25전쟁 때는 전국 각지에서 피란민이 모여들고, 미국의 구호품과 군용품이 유통되면서 인근 광복동, 남포동과 함께 거대한 상권을 형성했다. 또 밀수가 너무 성행하자 1951년 미군이 국제시장을 포위하고 물품을 압수해 상인들을 대성통곡하게 했다는 일화도 있다. 지금도 수많은 공산품과 수산물, 먹거리 등으로 관광객들의 필수방문 코스다.

한편 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아버지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배우 황정민을 비롯해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등이 출연했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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