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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처럼… 약점 극복한 ‘안경잡이’ 선수들

입력
2018.01.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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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모건 허드(체조), 정현(테니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테니스), 김우진(양궁), 카림 압둘 자바(농구), 에드가 다비즈(축구).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모건 허드(체조), 정현(테니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테니스), 김우진(양궁), 카림 압둘 자바(농구), 에드가 다비즈(축구).
정현.AP
정현.AP
정현. AP
정현. AP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를 통해 ‘세계적 스타’ 반열에 오른 정현(21)에게 시력은 분명 핸디캡이었다. 어렸을 적 약시 판정을 받은 그는 현재도 고도근시와 난시가 겹쳐 교정 시력이 0.6 정도에 불과하다. 시속 200㎞를 넘나드는 엄청난 스피드의 공을 받아내야 하는 테니스 선수에겐 치명적 약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꾸준한 노력과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이제 경기 중 땀을 닦을 때마다 무수히 썼다 벗는 안경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정현 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정현 외에도 안경 또는 고글을 쓴 채 경기장을 누빈 스포츠 스타는 적지 않다. 이들은 시력뿐 아니라 안과 질환 또는 부상으로 얻은 약점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안경을 본인의 트레이드마크로 바꿔 놓은 선수들을 모아 보았다.

#안경 쓴 체조 선수 모건 허드

지난해 10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미국의 모건 허드(17)는 안경을 쓴 채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여 더욱 주목을 받았다. 심지어 그가 쓴 안경은 특수 제작된 고글이 아닌 일반인용 안경에 고무 재질의 끈을 묶어 고정한 것이었다. “콘택트렌즈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에 안경을 쓴다”는 안경잡이 체조선수 모건 허드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건 허드. AP
모건 허드. AP
김우진. 리우=연합뉴스
김우진. 리우=연합뉴스

#눈이 아니라 감으로 쏜다… 김우진

남자 양궁 전 국가대표 김우진(26)의 시력은 양쪽 모두 0.3~0.4에 불과하다. 안구건조증에 복합 난시 진단도 받았지만 양궁에서 눈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감’인 만큼 조준에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안경 쓴 궁사 김우진은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녹내장 앓은 에드가 다비즈

수리남 출신으로 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를 지낸 에드가 다비즈(44) 역시 안경(고글)이 트레이드마크다. 그는 2000년 왼쪽 눈에 발병한 녹내장 때문에 수술을 받은 후 고글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FIFA 규정 상 경기 중 안경 착용이 금지돼 있지만 다비즈에게는 특별히 허용됐다. 다비즈는 고글을 쓴 채 유벤투스와 FC바르셀로나 등 명문 구단에서 활약을 펼쳤다.

에드가 다비즈. AP
에드가 다비즈. AP
카림 압둘 자바. NBA.com
카림 압둘 자바. NBA.com

#고글의 원조 카림 압둘 자바

카림 압둘 자바는 고글을 쓴 스포츠스타의 원조다.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그는 대학시절인 1968년 경기 중 각막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은 후 눈 보호를 위해 고글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특수 제작된 투명 고글을 쓰고 코트를 누비는 그의 모습은 전 세계 농구 팬들의 기억에 선명히 각인돼 있다. 1989년 은퇴 경기에선 출전 선수 모두가 고글을 착용하고 나와 스타와의 작별을 기념했다.

#금테 안경의 테니스 여제 빌리 진 킹과 나브라틸로바

1973년 보비 릭스와 성대결을 펼쳐 화제가 된 미국의 여자 테니스 스타 빌리 진 킹 역시 안경잡이였다.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통산 39회나 우승한 그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고 은퇴 후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다.

빌리 진 킹 세대 이후 세계 테니스계를 제패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역시 금테 안경을 쓰고 라켓을 휘둘렀다. 프로 데뷔 후 근시와 난시가 심해지면서 콘택트렌즈를 사용했지만 1985년부턴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섰다. 나브라틸로바는 그랜드슬램 대회만 통산 59회나 우승했다.

1987년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왼쪽)와 1977년 빌리 진 킹. 윔블던 Zombio.com/AP
1987년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왼쪽)와 1977년 빌리 진 킹. 윔블던 Zombio.com/AP
故 최동원 선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故 최동원 선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금테 안경의 전설 故 최동원(야구)

고 최동원은 중학교 시절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시력은 0.7로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이 없었으나 오히려 야구를 잘 하기 위해 안경을 썼다. 포수의 사인을 제대로 읽고 투구에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였다. 금테 안경은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공을 던질 때마다 안경의 초점이 흔들렸고 땀이 렌즈에 떨어지면 시야가 흐려졌다. 그의 금테 안경 역시 한국 야구의 전설을 완성하는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시력교정술로 안경 벗은 심석희, 리디아 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 중인 리디아 고는 시력교정술을 받고 나서 안경을 벗은 경우다. 프로 데뷔 당시 ‘뿔 테’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섰지만 평소 안경으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경기 중 흐르는 땀 때문에 안경이 흘러내리거나 연습 도중 안경 테가 부러지기도 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20) 역시 ‘뿔 테’ 안경을 쓰고 인터뷰에 나서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심석희는 2016년 라식 수술을 받은 후 안경을 벗었다.

김주성기자 poem@hankookilbo.com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2014년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선 리디아 고(왼쪽)와 시력교정술을 받은 후 안경을 벗은 리디아 고(2016년).
2014년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선 리디아 고(왼쪽)와 시력교정술을 받은 후 안경을 벗은 리디아 고(2016년).
시력교정술 받기 전(왼쪽)과 수술 후의 심석희.
시력교정술 받기 전(왼쪽)과 수술 후의 심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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