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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기자

등록 : 2017.10.13 17:19
수정 : 2017.10.13 21:54

이영학 “엄마 역할 필요하다” 딸 시켜 친구 유인

등록 : 2017.10.13 17:19
수정 : 2017.10.13 21:54

경찰, 수사결과 발표ㆍ검찰 송치

수면제 먹이고 피해자 성추행

다음날 잠에서 깨 반항하자 살해

경찰 “딸은 심리적 종속관계 비타민 속여 신경안정제 먹여”

숨진 김양 엄마 “경찰이 가출 몰아”

초동 수사 부실 제기… 감찰 착수

여중생 딸 친구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인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이 성욕을 풀기 위해 여중생 딸에게 친구 김모(14)양을 집으로 데려오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초 아내가 투신 사망한 후 ‘엄마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딸에게 김양 유인을 설득했고, 이씨는 수면제를 먹여 잠든 김양을 추행한 뒤 결국 목 졸라 숨지게 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수사 결과를 내놓고 이씨를 청소년성보호법 강제추행살인 및 추행유인·사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씨 도피를 도운 지인 박모(36)씨도 범인도피·은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추행유인·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 딸(14)은 12일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검찰과 협의해 조만간 신병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0일 낮 12시 30분쯤 이씨 딸이 친구 김양을 중랑구 망우동 집으로 데려오자 딸을 시켜 수면제가 든 자양강장제를 마시게 했다. 김양이 잠이 들자 딸을 밖으로 내보냈으며 그 사이 피해자를 추행했다. 다음날인 1일 낮 12시 30분쯤 수면제 3알을 더 먹였지만 잠에서 깬 김양이 반항하며 소리를 지르자 수건과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반항하자 우발적으로 살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성폭행과 성인용품 등을 이용한 가학적 성추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씨는 이후 딸과 함께 김양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지인 소유의 BMW 차량 트렁크에 실은 뒤 이날 밤 9시 30분쯤 강원 영월군 야산에 유기했다. 이씨는 살해에 사용한 넥타이 등도 영월군 모처에 버렸다고 진술했지만,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가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 안면이 있던 김양을 콕 집어 딸에게 집으로 유인토록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에서 “엄마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김양이 착하고 예쁘니까 데리고 오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씨 딸과 초등학교 동창인 김양은 이전에 이씨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었다. 이영학을 면담한 프로파일러는 “‘엄마’는 이영학의 성 욕구를 만족시켜주던 부인을 뜻한다”며 “부인이 죽고 난 뒤 성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이 용이한 딸 친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이씨 딸이 아버지에게 심리적으로 강하게 종속돼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 딸은 김양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준 뒤에도 자발적으로 이씨가 복용하던 신경안정제 2알을 “비타민”이라고 속여 먹이기까지 했다. 이양은 김양을 유인해온 다음날 오전 김양 행적을 카카오톡으로 묻는 김양 친구에게 ‘괜찮아, 살아는 있겠지…’라고 보내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한상아 프로파일러는 “아버지가 없으면 본인이 죽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리적 종속관계”라며 “비정상적인 행동 또한 아버지가 한 것이라면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심리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씨에게선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 성향도 발견됐다. 경찰은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자신의 신체 장애를 인식했고, 장애 때문에 놀림과 따돌림을 받았는데 이에 폭력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전 취재진에게 “아내가 죽은 후 계속 약에 취해 있었고 한동안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제가 (김양) 대신 영원히 지옥에서 불타겠다”고 흐느끼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특별조사계는 김양 사망 과정과 초동 수사 대응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김양 실종 수사 초동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숨진 김양의 어머니는 모 언론 인터뷰에서 “여성청소년계 직원이 ‘실종은 원래 (신고 후) 24시간이 지나야 수사가 진행된다’고 했다”며 아무리 실종사건이라고 해도 경찰은 가출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또 실종 당일인 지난달 9월30일 김양과 만나 헤어졌다는 이양의 신원과 통화 내용을 경찰에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는 1일 오후 9시에 이양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는 중랑서 발표와 배치되는 것이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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