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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하는 XX가"…택배기사 과반 "고객에게 욕 들으며 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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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하는 XX가"…택배기사 과반 "고객에게 욕 들으며 일 해"

입력
2017.01.2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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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조사결과 378명 중 58% "잘못 없는데 고객이 욕했다"

35% "병가·휴가 써본 적 없다"…노조 "전근대적 근로환경에 참담"

설 명절을 앞두고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 각 의원실로 도착한 택배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설 명절을 앞두고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 각 의원실로 도착한 택배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택배 기사 과반수가 고객에게 욕설을 들으며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은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같이 밝혔다.

택배노조는 8일 택배 노동자를 대표하는 첫 전국단위 산별노조로 출범했다.

이어 18일∼23일 '택배 노동자 현장·인권·노동 실태 설문조사'를 했다. CJ대한통운 275명, 로젠 74명, 한진 11명 등 총 6개 업체 소속 기사 378명이 참여했다.

이들 중 58%(218명)가 본인 잘못이 없는데도 고객에게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날 택배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 택배 수령인은 기사가 "전화기가 꺼져 있으시고 (현관) 비밀번호도 모르는 상황이라 반송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내자 "서비스하는 XX" 등 험한 욕설을 퍼부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및 실태 고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및 실태 고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2%(83명)는 "컴퓨터·세탁기·선풍기 등 배달한 물품 설치를 강요당한 적 있다"고 답했다.

설치는 택배 기사 일이 아니라고 하면 "불친절하다고 콜센터에 항의하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연락이 두절돼 택배를 반송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기자 험한 욕설을 퍼부은 택배 수령인.택배노조 제공
연락이 두절돼 택배를 반송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기자 험한 욕설을 퍼부은 택배 수령인.택배노조 제공

연락처가 잘못 적혀있는 경우가 허다함(79.4%)은 물론, 주소가 잘못 돼 엉뚱한 곳에 헛걸음했다가 담당이 아닌 지역으로 배송을 요구당한 일도 비일비재(80.4%)하다고 기사들은 답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및 실태 고발 기자회견에 박대희 전국택배연대 노동조합 사무처장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및 실태 고발 기자회견에 박대희 전국택배연대 노동조합 사무처장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75.7%(286명)가 "혹한기, 혹서기에 난로나 선풍기 없이 야외에서 계속 분류 및 배달 작업을 한다"고 답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을 토로했다

휴가는 34.8%(132명)가 "경조사, 병가, 휴가를 써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택배노조는 "고객만족 평가 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욕설을 들으며 일하고 있다"면서 "택배 회사들은 참담한 전근대적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감정노동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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