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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기장 어벤져스' 속편 만들끼라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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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기장 어벤져스' 속편 만들끼라예"

입력
2017.05.0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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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성민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사건을 해결하고 마을을 지키는 이야기가 최근 시국을 통렬하게 풍자하는 것 같아 더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성민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사건을 해결하고 마을을 지키는 이야기가 최근 시국을 통렬하게 풍자하는 것 같아 더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짙푸른 바다 위에 하얀 물보라를 새기며 제트스키 한 대가 쾌속 질주한다. 홍콩 뒷골목의 이국적 정취를 품은 영화 ‘영웅본색’의 OST가 흘러나와 낭만과 흥을 돋운다. 비릿한 바닷바람도 누아르가 되는 그곳, 부산 기장의 어촌마을이다. 제트스키에 몸을 맡긴 마초 스타일의 중년 사내에게선 ‘따거’ 주윤발이 오버랩된다. 영화 ‘보안관’(3일 개봉)의 오마주에 혈기 왕성하던 젊은 날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배우 이성민(49)은 “한때 성냥개비를 질겅질겅 씹어본 분이라면 다시 호르몬이 요동칠 것”이라며 “나 역시도 처진 살과 젊음을 끌어올리려 이 영화에 출연했다”고 껄껄 웃었다.

‘보안관’은 동네 평화를 위해 앞장서는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와 아재들의 마약왕 소탕작전을 코믹하게 담았다. 오지랖 넓은 리더와 동네 맏형, 행동대장, 바람잡이 등 적재적소에서 제 몫을 하는 ‘동네 영웅’들의 활약상이 아주 눈부시다. “차림새가 ‘로컬’이라 그렇지, 멋스러운 슈트를 입으면 저희도 제법 때깔이 나거든요. 서민적인 영웅이라 할 수 있죠. 저희끼리는 ‘기장 어벤져스’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성민은 이 영화를 위해 수상레저스포츠 면허도 따고 태닝으로 피부도 그을렸다. 하지만 끝내 복근은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호의 투지와 근성이 녹아 있는 ‘생활 액션’은 꽤 멋스럽다. ‘아재 허세’도 귀엽다.

이성민이 제트스키로 파도를 가르는 모습이 ‘영웅본색’의 주윤발 못지 않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성민이 제트스키로 파도를 가르는 모습이 ‘영웅본색’의 주윤발 못지 않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들이 바로 ‘기장 어벤져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들이 바로 ‘기장 어벤져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장 어벤져스’의 공용어는 부산 및 경상도 사투리다. 이성민은 물론이고 조진웅, 김성균, 김종수, 조우진, 배정남 등 주연배우 대부분이 그 지역 출신이다. ‘언어’ 뿐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에서 서로 한두 번씩 연기 호흡을 맞춰본 경험도 있어서 카메라 안팎에서 마음이 척척 맞았다. 이성민이 주도해 스태프를 위한 야유회도 몇 번 갔다. 스태프들이 낚시를 하는 동안 배우들이 시장에서 직접 장을 봐 와서 감독까지 불러다 고기를 구워 대접했다. “영화 분위기가 워낙 밝고 건강한 데다 현장도 즐거우니 오랜만에 힘든 줄 모르고 촬영했어요.”

이성민의 소박한 바람은 ‘기장 어벤져스’의 재회다. 영화에서 악당으로 의심받는 사업가 종진 역의 조진웅까지 더하면 멤버가 딱 7명이다. “홍콩 영화 ‘오복성’의 속편이 ‘칠복성’이에요. 저희랑 멤버 수가 같죠. ‘찌질’한 아재들이 나오는데 분위기도 ‘보안관’과 비슷합니다. ‘보안관’ 현장 사진을 보면 꼭 홍콩 영화라니까요. 우리 영화도 아재들의 모험 활극으로 시리즈가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이성민은 이 영화에 특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전작 ‘로봇, 소리’(2016)의 아쉬운 성적표가 그에게 부담을 안긴 듯하다. “한때 주연을 맡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는 그는 “지금은 배우로서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책임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성 ‘자화자찬’도 빠뜨리지 않았다. “작정하고 웃기는 건 아니지만 동네 만화방에서 킥킥대면서 만화책 보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만듦새는 제법 품위가 있고 고급스럽죠. 마치 된장으로 맛을 낸 프랑스 요리 같다고 할까요.”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배우 이성민은 “오지랖 넓은 대호처럼 동네마다 온갖 대소사에 발벗고 나서는 분이 꼭 있더라”며 “어린 시절 내 아버지가 그런 분이었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성민은 “오지랖 넓은 대호처럼 동네마다 온갖 대소사에 발벗고 나서는 분이 꼭 있더라”며 “어린 시절 내 아버지가 그런 분이었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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