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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기자

등록 : 2017.05.14 19:00
수정 : 2017.05.14 23:08

메르스 2년, 달라진 병문안 문화

등록 : 2017.05.14 19:00
수정 : 2017.05.14 23:08

전자출입증에 보안요원까지

단체로 오면 대표자만 병실 입장

병원들, 환자-외부인 엄격 통제

중소병원은 감염에 여전히 둔감

2015년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병원 입구에 면회를 제한하는 내용의 공고를 붙인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5년 5월 20일 국내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확진자가 나온 지 2년이 흐르면서 병문안 문화가 엄격하게 변하고 있다.

38명 사망(최종 확진자 186명), 격리된 인원 1만6,000여명 등 전염 사태가 커진 배경으로 무분별한 병문안 문화가 지목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병원 차원의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이후 국내 병원들은 병문안 시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외부인과 입원 환자 간 1차적인 접촉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삼성서울병원ㆍ서울대병원ㆍ서울아산병원ㆍ세브란스병원 등은 평일 1회, 주말과 공휴일 2회에 회당 2~3시간 가량으로 제한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방문 시간에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현재는 평일은 오후 6시~8시, 주말과 휴일은 오전 10시~12시, 오후 6시~8시에 방문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며 “단체 병문안을 하는 경우에도 대표자만 병실에 들어가도록 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보호자 1명은 24시간 간병이 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ㆍ삼성서울병원ㆍ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은 지난해 수십억원을 들여 병동 내 슬라이딩 도어(미닫이 문)을 설치해 방문객을 관리 중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무선주파수식별(RFID) 출입증을 가진 보호자 1인 외에 모든 방문객들의 임의 출입을 막는다는 취지”라며 “방문이 허용된 시간에만 슬라이딩 도어를 개방해 병문안 할 수 있으며 거동이 가능한 환자의 경우 되도록 로비에서 간단히 인사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병동 엘리베이터 앞에 24시간 보안요원이 출입증을 확인해 보호자가 임의로 방문객을 동행하는 것도 방지하고 있다”며 “병문안 시간 외에 병원을 찾더라도 로비에서 만나거나 휴게실에서 기다려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감염병에 대비한 별도의 시설도 운영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5월 음압격리병동(공기가 병실 안쪽으로만 흘러 병균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구조) 8개 실을 신설해 고위험 감염병 환자를 돌보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다음달 완공을 목표로 응급진료센터를 넓히고 감염병 환자 진료를 위한 격리진료구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의 대형 병원을 제외한 지방 대형병원과 중소 규모 병원들은 여전히 감염병 방지에 둔감한 것이 현실이다. 회사원 이모(30)씨는 지난달 말 퇴근 후 오후 9시쯤에서야 경기 안양의 한 대학병원에 복막염으로 입원 중인 할머니를 찾았다. 이씨는 “보호자로 할아버지가 계셨지만 어머니와 함께 병문안을 하는데 방문 기록 작성 등 별도의 절차는 없었다”며 “밤이 늦어 남는 보호자 침대를 빌려 자고 갔지만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감염병 발발 때 대응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점을 고려할 때 중소 규모 병원에서도 사전 방지를 위한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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