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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에이다 러브레이스 (11월 27일)

입력
2017.11.27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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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컴퓨터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가 1852년 오늘 만 36세로 별세했다.
"원조 컴퓨터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가 1852년 오늘 만 36세로 별세했다.

영국 시인 바이런과 앤 이사벨라의 외동딸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 1815.12.10~1852.11.27)는 원조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프로그래밍 언어의 주요 개념을 정초(定礎)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스무 살에 윌리엄 킹 남작과 결혼해 세 자녀를 낳았지만 집안 일보다는 수학과 과학에 열중했고, 남편 외의 여러 사교계 명사들과 비교적 자유로운 연애를 즐겼다.

19세기는 과학과 발명의 세기였다. 딸이 바람둥이 아버지의 기질을 닮지 않기를 바랐던 어머니는 저명한 수학자, 과학자들을 초빙해 에이다를 가르치게 했다. 에이다는 10대 때부터 수학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대학과 기계 설계, 금융거래 등 분야에 ‘계산수’라 불리는 수학 계산업 종사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손으로 하는 작업이어서 계산과 옮겨 적는 과정에서 오류가 많았다. 기계로 정밀한 계산을 대체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졌고, 수학자 겸 기계공학자 찰스 배비지(Charles Babbage, 1791~1871)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1822년 다항식 사칙 연산 등을 수학적 순서에 따라 계산할 수 있는 ‘차분기관(The Difference Engine)’이라는 기계식 계산기를 설계했다. 그 계산기는 기술적ㆍ재정적 이유로 실물로 구현되지는 못했지만 그는 저 설계로 현대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게 된다.

한 과학자가 배비지의 차분기관에 대한 불어 논문을 썼는데, 배비지는 그 논문의 영어 번역을 에이다에게 의뢰했다. 앞서 배비지와 친분을 쌓으며 그의 개념에 정통했던 에이다는 번역 과정에서 배비지의 이론적 오류를 수정하고 일부 개념(베르누이의 수)을 해설하며 독자적 알고리즘을 작성해 주석을 다는 등 원문을 보다 충실히 개작했다.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에는 이견이 있지만, 생전의 배비지는 “차분기관 해설을 위해 에이다가 제안한 것들을 모두 채택했고, 나의 치명적 실수를 발견해 수정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러브레이스는 조건문과 루프, 서브루틴 등 프로그래밍 언어의 초보적 구문도 만들어냈다.

에이다는 만 36세에 자궁암으로 별세했다. 그의 업적은 컴퓨터공학이 갓 만개하던 1950년대에야 알려졌고, 79년 그의 이름을 딴 ‘에이다 프로그래밍 언어’가 만들어졌다. 영국 컴퓨터공학회는 그의 이름으로 상을 제정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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