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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섭 기자

등록 : 2018.02.14 17:00
수정 : 2018.02.14 19:12

김민석 “아플 시간 없다”… 세 차례 근육파열 이겨낸 괴물

등록 : 2018.02.14 17:00
수정 : 2018.02.14 19:12

1500m 동메달… 그 뒤엔 10여년 지도한 이준수 코치

허벅지 부상 한달 반 진단받고 독종같이 일주일 만에 훈련 복귀

초등 1학년 때 발탁, 대형 선수로… “4년 뒤 더 큰 일 낼 것”

지금의 빙속 괴물을 만든 이준수(왼쪽) 코치와 김민석이 13일 평창올림픽 남자 1,500m 경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릉=김지섭기자

‘빙속 괴물’ 김민석(19ㆍ성남시청)은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병원을 들락날락하며 의사와 같은 말을 주고 받았다.

“한 달 반은 쉬어야 해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한달 뒤 다시 찾은 병원에서 같은 대화를 나눴다. 그 다음달도 마찬가지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아시아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은 올림픽에 앞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가 5개월(지난해 6월~10월) 사이 세 차례나 허벅지 근육 파열 진단을 받았다. 통증이 있어도 굴하지 않고 빙판 위를 누볐다.

김민석의 곁에서 10년 넘게 지도했던 은사 이준수 코치(주니어 대표팀 감독)은 지난 13일 강릉 오벌에서 제자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쓰기까지 지나온 과정을 설명했다. 이 코치는 “세 차례나 허벅지 근육이 찢어질 정도로 훈련을 많이 했다”며 “병원에선 회복하기까지 한달 반 진단을 내렸는데, (김)민석이는 일주일 만에 복귀해 조금씩 회복 훈련을 하고 천천히 스케이팅을 타면서 2~3주 지나면 정상 운동을 했다”고 밝혔다.

몸 상태가 정상적으로 올라왔다 하면 또 운동량을 늘렸고, 다시 근육이 파열되는 패턴을 반복했다. 이쯤 되면 정말 ‘독종’이다. 아직 10대라 회복 속도가 빠른 것도 있지만 그 만큼 올림픽이 간절했다. 이 코치는 “올림픽에 가고 싶으니까 아플 시간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의 영광의 순간을 만든 스케이트. 김지섭기자

지금의 ‘빙속 괴물’을 발굴한 건 이 코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남다른 스케이트 재능을 보고 선수로 발탁했다. 이 코치의 조련 속에 김민석은 4년 후 출전하는 대회마다 모든 종목을 쓸어 담는 대형 선수의 길을 걸었다. 이 코치는 “저학년 당시 조금 처졌지만 스케이트 기술이나 훈련에 임하는 자세 등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5학년부터 전관왕을 하고 다녔다”고 돌이켜봤다. 그는 또한 “코치의 역할은 선수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하는 것일 뿐”이라며 “민석이 스스로 단계별로 잘 커나갔다”고 제자를 칭찬했다.

어린 시절의 김민석. 갤럭시아SM 제공

이 코치가 김민석에게 가장 많이 강조한 게 있다. 훈련이 힘들어도 그 순간을 견뎌내야 더 힘든 일이 찾아와도 견딜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 코치는 “운동으로 힘든 것은 견딜 수 있지만 패배감으로 인해 힘든 것은 견딜 수 없다. 그러니까 운동할 때 그 힘듦을 참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분44초 대를 평창올림픽 메달권으로 예상했던 이 코치는 김민석이 1분44초93에 레이스를 마쳐 내심 메달을 기대했는데, 정말 현실로 이뤄졌다. 예상치 못한 메달로 4년 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정말 큰 일을 낼 것이라는 확신도 생겼다. 이 코치는 “베이징 대회 때엔 힘을 더 쓸 수 있는 나이”라며 “아시아 선수의 한계를 또 한번 넘어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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