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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팩트] 양식 진주는 조개를 속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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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팩트] 양식 진주는 조개를 속여 만든다

입력
2018.08.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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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진주는 조개를 속여 만든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양식 진주는 조개를 속여 만든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세상에서 가장 큰 진주가 2년 전인 2016년 8월 공개돼 화제였죠. 가로 30㎝, 세로 66㎝, 무게 34㎏으로, 당시 추정가격만 1억 달러(약 1,124억원)였는데요. 필리핀 팔라완 섬 앞바다에서 난 이 진주의 크기에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랐습니다.

조개는 입수관을 통해 물을 빨아들여 유기물을 걸러 먹고 남은 물을 출수관을 통해 배출하는데, 이때 물에 섞여 들어온 불순물 중 미처 걸러내지 못한 것들이 조개껍질을 만드는 물질에 천천히 둘러싸이며 조금씩 커져 결정을 이룬 것이 천연 진주입니다.

보석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진주를 더 얻기 위해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양식 진주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양식 진주를 생산하는 진주 조개를 속이게 됩니다.

양식 진주는 다른 조개껍질을 이용해 구설처럼 만들 진주 핵과 진주층을 만드는 살점을 조개 몸 속에 인위적으로 같이 붙여 넣어 만듭니다. 일부러 이물질을 조개 안에 집어 넣는 거죠.

이물질을 감지한 진주 조개는 이후 천연 진주를 만드는 과정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일단 몸 속에 이물질을 뱉어내려 하지만 이게 여의치 않으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조개껍데기와 같은 성분의 분비물로 이물질의 둘레를 자꾸 감싸는 거죠.

진주는 불순물에 진주층이 최소 0.5㎜ 이상 덮어야 보석의 상품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진주층이 한 번 쌓일 때 보통 1㎛(1m의 백만분의 일) 두께이기 때문에, 천연 진주가 보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천 겹 이상 진주층이 쌓여야 하는 거죠.

보통 1년에 1㎜ 두께로 진주층이 쌓이는 양식 진주는 보통 3년 이내 수확하기 때문에 천연 진주보다 진주층이 다소 얇습니다. 이중 흑진주는 수확 이후 가공하지 않아도 보석의 상품 가치를 지닌 양식 진주의 대표상품인데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는 2015년 세계 최초로 흑진주의 완전 인공 생산 체계를 확립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생산체계가 상용화되면 흑진주 생산율이 대폭 증가해 연간 약 100억원 정도의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되는데요.

천연 진주든 양식 진주든 조개가 이물질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조개껍데기 성분을 분비하는 행동을 수년 간 해야 만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건데요. 역시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이 필수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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