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누네스 메모 반박 성격, 메모 전쟁 2라운드 돌입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미국 정가의 메모 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누네스 메모를 반박하는 ‘민주당 메모’ 공개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이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 측이 작성한 4쪽짜리 문건인 누네스 메모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캠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캠프 측에서 제공 받은 ‘스틸 보고서’ 정보를 활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이를 근거로, FBI의 편파 수사로 만들어진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은 허구이자 음모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주당 메모는 하원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작성한 10쪽짜리 문건으로 누네스 메모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누네스 메모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내용만 담겼기 때문에, 차라리 전체 맥락을 공개해 객관적 판단을 받아보자는 취지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민주당 메모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 됐고, 누네스 메모와 마찬가지로 내용을 검토한 뒤 공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민주당 메모의 내용에 대해 보고 받았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사람의 회동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메모 공개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메모 내용이 너무 길어 다 읽진 못했다”고만 했다. AP 통신은 메모 내용 중 민감한 부분 일부를 수정, 삭제된 채 공개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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