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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한번 없이 음원 차트 흔들어... 로이킴의 진심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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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한번 없이 음원 차트 흔들어... 로이킴의 진심 통했다

입력
2018.02.22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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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은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가수가 되는 게 바람”이다. CJ E&M 제공
로이킴은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가수가 되는 게 바람”이다. CJ E&M 제공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 우승자인 가수 로이킴(김상우ㆍ25)은 설 연휴에 깜짝 선물을 받았다. 지난 12일 낸 신곡 ‘그때 헤어지면 돼’가 연휴 내내 멜론, 올레뮤직 등 주요 음원 사이트 1~3위를 오가며 큰 호응을 얻어서다. 아이돌 같이 팬덤이 없으면 차트에서 좀처럼 힘을 쓰기 어려운 음원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다.

로이킴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학업으로 국내에서 신곡 활동도 못 한 채 뜻밖에 얻은 결과라 기쁨은 더했다. 로이킴의 뮤직비디오엔 그의 유학 생활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초반에 로이킴이 농구대 옆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가 학교에서 빌린 책이다. “학교 운동장 옆에 공짜로 책을 잠시 빌려 읽을 수 있는 ‘북박스’가 있거든요. 뮤직비디오 촬영용으로 빌렸죠, 하하하.”

‘그때 헤어지면 돼’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노래엔 이별의 두려움이 애틋하게 흐른다. 기타 줄을 짚는 소리까지 선명한 통기타 연주를 바탕으로 1980~90년대의 추억을 돋우는 전자오르간 소리는 곡의 쓸쓸함을 따뜻하게 감싼다. 로이킴은 지난해 5월 낸 앨범 ‘개화기’를 준비할 때부터 이 곡 작업을 시작했으나 발표를 미뤘다. 품에 두고 노랫말과 멜로디를 손보며 곡의 맛을 살리고 싶은 욕심이었다. 그렇게 곡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걸린 시간은 꼬박 1년. 로이킴은 “지금껏 써왔던 곡들 가운데 가장 오래 작업한 곡”이라며 웃었다. 곡에 여운을 더한 건 로이킴 특유의 공허한 목소리다. 로이킴이 곡 3분 15초쯤 “내가 더 이상 지쳐 걷지 못할 때”라며 내뱉는 소리엔 ‘가객’ 김광석(1964~1996)의 떨림이 떠오른다.

가수 로이킴은 신곡 '그때 헤어지면 돼'의 뮤직비디오를 미국 뉴욕에서 찍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CJ E&M 제공
가수 로이킴은 신곡 '그때 헤어지면 돼'의 뮤직비디오를 미국 뉴욕에서 찍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CJ E&M 제공

스물다섯 살 청년의 짙은 그리움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로이킴은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졸업했지만 한국 국적을 지닌 이방인이다. “타지에서 가족들과 오랜 시간 떨어져 생활한 것”이 그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로이킴은 최근 포르투갈로 길거리 공연 여행을 다녀왔다. 내달 방송될 JTBC 예능프로그램 ‘비긴 어게인2’ 촬영을 위해서였다. 로이킴은 “공연도 자주 해 쉬울 거로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버스킹을 하는 분들에 존경을 표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표절 의혹이 불거졌던 그의 데뷔곡 ‘봄봄봄’(2013)이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표절이 아니라는 확정판결이 나오기까지 마음고생을 했던 로이킴은 부쩍 단단해졌다.

“좋은 음악 만들려면 더 많이 배워야죠. 제 목소리로 잘 소화할 수 있는 음악을 계속 찾으면서요.”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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