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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마라톤은 미세먼지 마시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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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마라톤은 미세먼지 마시기 대회”

입력
2018.04.10 15:5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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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호흡량 10배 이상↑

건강 챙기려다 되레 잃을 수도

대회 60% 3~5월에 집중

“공기질 나은 가을로 변경” 주장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국제마라톤’ 등 국내 주요 마라톤 대회명을 가슴에 달고 방독면을 쓴 채 달리다 숨차하며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국제마라톤’ 등 국내 주요 마라톤 대회명을 가슴에 달고 방독면을 쓴 채 달리다 숨차하며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부산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열린 한 마라톤 대회. 5,000여명의 참가자 중 상당수는 보건용마스크를 쓴 채 참여했다. 이날 부산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61㎍/㎥로 ‘나쁨’(36~75㎍/㎥)수준. 최대치는 114㎍에 달했다. 마스크를 쓴 참가자도, 쓰지 않은 참가자도 모두 고역이었다. 마스크를 쓴 참가자들은 짧게는 3㎞, 길게는 10㎞ 코스를 숨을 헐떡이며 달려야 했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은 고농도 미세먼지를 그대로 마셔야 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마라톤의 60%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에 열리고 있어 이를 가을철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봄철에 마라톤 대회를 열면 1급 발암물질을 10배 더 많이 마실 수 있다”며 “미세먼지를 억지로 마시게 하는 봄철 마라톤대회를 가을철로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회원 10여명이 국내 주요 마라톤 대회명을 가슴에 달고 방독면을 쓴 채 달리다 숨차하며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면서 봄철 마라톤 대회의 위험성을 알렸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마라톤 정보사이트 러닝가이드에 등록된 마라톤 대회 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에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동마서포터즈 서울오픈마라톤 등 전국적으로 32개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4월에는 서울하프마라톤대회 등 무려 73개 대회가 열릴 예정이며, 5월 예정된 마라톤 대회도 41개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보통 250여개의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58%인 146개가 3~5월에 집중된다는 얘기다.

이성진 환경보건시민센터 국장은 “마라톤 인구가 500만명을 넘어섰고, 동호인 클럽수가 1,600개에 달할 정도로 마라톤이 활성화 되어 있는데 건강을 위해서 달리는 행사가 미세먼지가 연중 가장 심각한 시기에 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특히 이대택 국민대 체육대학 교수의 ‘운동강도와 호흡환기량을 이용한 공기 오염물질 섭취량 추정모델 개발’ 연구를 인용해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호흡량이 늘어나 10배 이상 미세먼지를 흡입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성인의 안정 시 호흡환기량은 약 6ℓ/min인데, 시속 9.5㎞ 속도로 달리면 약 80ℓ/min까지 호흡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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