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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코너링 주법 '미스터리'...전이경도 인정한 폭발적인 스피드의 원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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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코너링 주법 '미스터리'...전이경도 인정한 폭발적인 스피드의 원천은?

입력
2018.02.1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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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오른쪽)이 경쟁 선수들을 압도하며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있다./사진=오메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저, 소름 돋았습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전설 전이경(42) SBS 해설위원이 최민정(20ㆍ성남시청)의 금빛 질주를 극찬했다. 전위원은 폭발적인 질주를 떨친 최민정이 자신의 전성기이던 20년전 나가노 올림픽때보다 더 낫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최민정은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24초948의 기록으로 중국 리진위(2분25초703ㆍ2위), 캐나다 킴 부탱(2분25초834ㆍ3위)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함께 결승에 오른 김아랑(23ㆍ고양시청)은 2분25초941로 4위에 오르며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최민정 프로필

아이스링크를 꽉 메운 관중들은 2002 한일월드컵 때처럼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을 외치는가 하면, 파도타기 응원전으로 한국 선수들의 기를 북돋았다. 이에 최민정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로 화답했다.

13바퀴 반을 도는 결승에서 그는 초반에 힘을 비축하면서 탐색전을 벌였다. 그러나 11바퀴째를 지나는 순간 4위에서 특유의 스퍼트를 하며 선두였던 부탱(24)등을 단숨에 따라잡고 선두로 치고 나섰다. 최민정의 막판 스퍼트에 경쟁하던 부탱과 리진위(17)는 속도를 냈지만 이미 가속이 붙은 최민정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민정은 12바퀴째부터 2~3위 그룹과 격차를 더욱 벌리며 여유있게 금메달을 포옹했다. 1500m는 역시 최민정의 전공이었다.

그렇다면 최민정이 매번 폭발적인 스피드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신체적 약점 극복하게 한 ‘아웃코스 스트로크’ 전략 주효

결승전의 백미는 최민정의 추월 장면이었다. 쇼트트랙에서는 얼음을 미는 ‘스트로크’ 행위가 많을수록 속도가 빨라지는데 최민정은 승부처에서 경쟁 선수보다 2~3배 많은 스트로크를 하면서 가속도를 냈다. 이를 본 현장의 한 관계자는 “마치 스포츠카가 기어 변속을 하는 것 같았다”고 놀라워했다.

최민정은 추월할 때 인코스 대신 아웃코스를 활용한다. 여기에도 나름 이유가 있다. 최민정은 키 162cm로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편이다. 몸싸움이 많이 일어나는 인코스보다 아웃코스가 보다 안전하고 유리한 셈이다. 안쪽으로 파고드는 선수는 견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바깥쪽으로 추월하는 선수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대 선수들이 최민정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코너링에서 아웃코스로 뛰면 원심력은 더 커지지만, 잰 걸음식으로 스트로크를 할 경우 원심력이 커지는 것을 비교적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최민정은 코너링에서 가속도를 붙인 뒤 직선 주로에서 속도를 이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자신의 신체적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이와 같은 훈련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다.

체구가 작은 대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체력을 단련해왔다. 최민정은 대표팀 체력 측정에서 남자 최상급 선수와 비슷한 기록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메달 획득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최민정./사진=박종민 기자.

◇경기 전 날 엄마 손 편지를 읽으며…

멘탈 싸움에서도 지지 않았다. 철저한 자기 암시가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을 만들었다. 앞서 13일 같은 장소에 펼쳐진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은 뜻하지 않게 실격되며 메달을 놓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 그는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 심판 판정이니 결과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종목들에 집중해야 하겠다"며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다음날 그는 인스타그램에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꿀잼(꿀처럼 재미있다)’이었다고 한다. 가던 길 마저 가자"는 긍정적인 글까지 남겼다.

최민정은 평창에서 벌써 두번이나 눈물을 쏟았다. 처음에는 아쉬움의 눈물,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링크 밖의 최민정은 어린 소녀였다. 금메달을 딴 최민정은 한결 더 밝아 보였다. 애교 넘친 목소리와 엄마를 찾는 천진난만함 그 자체였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엄마가 손 편지를 써 주셨는데, 그 편지를 선수촌에 가져왔다. 경기 전날이나 힘들 때 읽으면서 위로 받았다"고 털어놨다.

강릉=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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