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하성용 KAI사장 측근 업체들 '핀셋 수사'...비자금 포착했나

알림

하성용 KAI사장 측근 업체들 '핀셋 수사'...비자금 포착했나

입력
2017.07.19 04:40
0 0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성용(66) 사장의 측근이 대표로 있는 협력업체들 위주로 ‘핀셋 수사’에 돌입한 것은 KAI의 석연찮은 일감 몰아주기와 이들 협력업체와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을 벌인 협력사 4곳의 사장이나 실질적 대표들이 하나 같이 과거 하 사장과 같이 근무를 한 인연 등으로 엮여 있다. 특히 이중 3곳은 하 사장의 임기 중 노골적으로 벌어진 ‘대우-삼성 파벌 가르기’로 인해 상당한 특혜를 받았다고 의혹을 받았던 업체들이다. Y사와 T사, F사의 대표 등은 하 사장과 같은 대우중공업 출신이다. 2011년 KAI를 떠났다가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5월 화려하게 돌아온 하 사장이 KAI 내부 핵심 요직을 대우 출신들로 물갈이한 것은 물론, 대우 출신이 수장으로 있는 이들 협력업체들에 일감을 집중 밀어줬다는 정황들을 검찰이 상당 부분 파악한 상태다.

압수수색을 받은 T사 대표인 조모(62)씨는 하 사장의 ‘심복’이라 불리는 최측근으로 기존 KAI 협력사인 항공 센서납품 업체 W사 직원들이 2013년 말 석연찮은 이유로 T사로 대거 이직한 뒤 곧이어 조씨가 대표직을 맡으면서 KAI의 일감이 밀려들었다. 2년 만에 연 매출이 39억원에서 92억원으로 급증했다. W사의 직원 집단 이직과 설계도면 유출에 KAI의 관여 여부와 T사의 지분 관계 등을 검찰이 이미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T사의 경우, KAI의 발주 물량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T사의 지분 83%를 보유한 Y사도 미국과의 거액 수출계약 등을 맺는 과정에서 KAI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하 사장은 KAI의 자동화 설비에 470억원을 투자한 우수협력업체 D사와의 거래 관계를 끊고, D사의 일감을 Y사에 주려 안간힘을 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AI가 D사와 KAI 직원이 서로 엮인 뇌물사건을 빌미로 에어버스 A320 항공기 사업 관련 거래처를 D사 대신 Y사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D사도 이날 압수수색을 받았다. D사는 KAI 측으로부터 페루에 불법 자금 해외송금 등을 요구 받은 업체이기도 하다. 대우 출신 등 하 사장 측근이 포진했다고 알려진 F사 역시 하 사장 체제에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날 압수수색을 받은 P사 역시 KAI가 무리하게 기존 협력사의 일감을 빼앗아 몰아준 회사로 지목되고 있다. 조선 업계에 배관 공급이 주된 사업인 이 업체 대표는 하 사장의 전임지 성동조선해양 사장 재직 시절 상당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P사는 하 사장 취임 뒤 항공 분야 납품에 뛰어 들었고, KAI는 2014~2015년 기존 협력사 M사에 맡겼던 물량 가운데 약 100억원 상당을 P사에 줬다.

검찰은 하 사장의 측근 업체들에 대한 수상 쩍은 일감 몰아주기 정황을 파악하고 계좌 추적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KAI와 이들 협력사들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사장의 비자금 조성과 그 용처를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자료 분석이 끝나는 대로 협력업체 대표들을 줄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