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절반 이상이 해당"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걸 좋아하고 친구들과의 저녁 모임에서도 조용히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는걸 즐기는 당신. 하지만 가는 곳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파티에서는 제일 먼저 나서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외향적인 사람일까 내성적인 사람일까?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성격을 외향성과 내향성으로만 분리하는 통념과 달리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진 사람들을 ‘양향성격자(앰비버트ㆍAmbivert)’라고 정의하며, 최근 심리학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 3의 성격’ 소유자들의 특별한 장점들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은 개인의 성격 특성의 스펙트럼에서 각각의 끝을 내향성과 외향성으로 규정하고 어린 시절부터 성격이 고정된다고 봤다.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항상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있고, 관심의 중심에 서길 즐긴다는 식이다. 외향적 성격의 소유자는 다른 사람들과 의견교환을 즐기고 종종 말하는 대로 생각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혼자, 아니면 작은 그룹으로 시간을 보내는 걸 더 선호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군중 속에서는 진이 빠지고 만다. 이들은 말을 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양향성의 소유자들은 이 모든 특성을 가지지만, 어느 한쪽이 더 지배적이지도 않다. 이들은 더 균형 잡히고 미묘하며, 개성적인 성격을 보인다. 비즈니스 분야 유명 저자로 양향성을 연구한 대니얼 핑크는 “양향성격자들은 영어와 스페인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사람처럼 더 넓은 범위의 기술을 습득하고 더 넓은 범주의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조직 심리학자인 아담 그랜트 박사는 그의 연구결과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양향성격자라고 밝혔다.
사회적, 정서적 유연성을 가진 양향성격자가 다른 사람들보다 특정 직업에서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3년 6월 출판된 심리과학 저널에는 성격측정 테스트를 거친 340명의 콜센터 직원들에 대한 3달간의 판매 수익을 평가한 결과,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직원이 양형성격자였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정서적 예민함이 육아와 결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양향성격자에게도 단점이 있다. 그랜트 박사는 이들이 자신의 성격 중 어떤 면이 상황을 이끌어 가야할 지 판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향적이거나 내성적인 사람들이 비교적 자신이 원하는 바를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는 양향성을 가진 사람들은 “각 상황을 신중하게 읽고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은 후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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