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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항공사 승무원… 불붙는 미투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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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항공사 승무원… 불붙는 미투 운동

입력
2018.02.02 17:5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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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13년전 로펌 대표가…”

아시아나 ‘박삼구 민원제기’ 운동

2차 피해 우려 피해 상황만 폭로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흐르기도

검찰, 내주 진상조사 본격화

’혼자가 아닙니다’ 연합뉴스.
’혼자가 아닙니다’ 연합뉴스.

서지현 검사 폭로 이후 검찰 내 성폭력 증언이 잇따르면서 한국판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법조계 출신 국회의원이 피해자임을 밝히는가 하면, 기업인이 익명 고발에 의해 가해자로 떠올랐다. 해외 미투 운동이 대개 피해자 본인이 실명으로 가해자 실명까지 정확히 밝히고 있다면, 우리는 피해자가 피해 상황만 폭로하거나 여러 명이 공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해자를 지목하는 식이다. 2차 피해에 대한 우려, 아직은 드러내길 꺼리는 사회 인식 수준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 보니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흐르기도 한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13년 전 취업을 준비하면서 검사장 출신 로펌 대표에게 성(性)적 피해를 당한 고통을 털어놨다. 자신이 취업하길 원했던 로펌 대표가 자신이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화났음을 알고도 계속 전화하며 2차, 3차 위협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그분은 제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었을 것이고, 피해 여성이 공론화하거나 문제제기를 못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긴 시간 말할 수 없었고, 이제 와서 용기를 냈는지에 관심 갖는 게 맞다”며 “일회적 호기심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엔 도의원, 전직 경찰 등의 폭로가 있었다.

익명에 기댄 폭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아시아나항공 익명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오늘부터 박39(삼구)의 여승무원 성희롱에 대한 고용노동부 민원 제기 운동을 시작합니다’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직 검사도 성희롱에 대해 용기 있게 내부고발을 했다. 여승무원들도 (박삼구 회장의) 성희롱에 침묵하지 말고 뿌리 뽑을 때입니다’라고 적혔다. 박 회장은 거의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오전 본사에서 여승무원과 인사를 나누면서 껴안거나 손을 주무르는 등 부적절한 스킨십을 자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는 사항으로 악의적 비방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일부 댓글에선 ‘20년 넘게 봐왔지만 애정과 관심의 표현이 좀 많다라고 느꼈을 뿐이다. 요즘 분위기로 자중할 부분은 있지만 미투 캠페인까지 갈 일은 아니지 않은가’라는 반응도 있었다.

법무부가 이날 내부 성범죄 피해 실태를 점검하겠다며 대책위원회를 꾸린 것도 일파만파 커지는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박상기 법무장관은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하고 인사상 불이익도 받았다고 장관에게 알린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와 관련한 법무부 조치를 두고 “국민들 보시기에 미흡했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서 검사 이메일을 받았는지를 두고 박 장관의 착오로 인한 번복(안 받았다→받았다)으로 혼선을 빚은 것에는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했다. 법무부는 서 검사에게 근거 없는 ‘카더라’성 음해나 비난, 폄하 등의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 대처하라는 지시를 검찰에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직된 검찰의 진상조사단(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본격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사단은 서 검사 관련 자료를 대검 감찰본부로부터 넘겨받았으며, 서 검사를 통영지청으로 발령 낸 근거인 사무감사와 인사평가 자료 제공 등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자료 검토를 병행하면서 서 검사 측 피해 진술을 다음주부터 들을 계획이다. 서 검사 측은 조사 요청에 적극 응할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은 서 검사와 별개인 ‘2015년 여 검사 성추행 의혹’ 사건 자료도 넘겨 받아 검토하고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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