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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제작진 "세월호 유가족 우는 장면 삭제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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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제작진 "세월호 유가족 우는 장면 삭제 지시"

입력
2017.07.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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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PD 등 제작진 10여명이 지난 21일 오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가면서 25일 방송은 결방이 결정됐다.
MBC ‘PD수첩’ PD 등 제작진 10여명이 지난 21일 오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가면서 25일 방송은 결방이 결정됐다.

MBC 유명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아이템을 부당하게 묵살당했다며 제작거부에 나선 'PD수첩' 제작진의 폭로가 이어졌고, 해당 프로그램 책임프로듀서(CP)가 보직을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PD수첩'은 25일 결방이 결정됐다.

'PD수첩'의 김현기 서정문 조윤미 등 PD 10명은 24일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자율성을 침해 당했다"며 2013년부터 사측으로부터 비합리적인 이유로 거부된 아이템 대표 사례 17건을 폭로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아이템이 묵살당하자 이날 오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한 상태다.

제작진은 "우리는 지금이라도 사측이 아이템 제작에 대해 재논의를 원한다면 제작거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간부들의 일상적인 제작자율성 침해로 인해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PD수첩’과 관련해 사측으로부터 불허된 아이템을 공개했다. 진주의료원 폐업, 세월호 참사, 국정원의 민간인 해킹 의혹, 교과서 국정화, 백남기 농민 사망, 위안부와 소녀상, 4대강 녹조 등 박근혜 정부와 밀접하게 관련된 아이템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선 유가족의 우는 장면을 삭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으며, 민간인을 사찰하려 한 의혹을 받은 국정원 아이템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불허됐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백남기 농민 관련 취재에 대해선 '100분 토론'에서 다룬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그러나 '100분 토론'의 내용은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 아니라 '복면시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였다. 이들은 "모든 아이템이 검열 대상이었다"고 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아이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사측은 한국 사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다루려고 했던 내용을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안 된다'(방송심의규정 제9조 4항)는 규정을 들어 불허했다. 하지만 최근 MBC '뉴스데스크'는 고용노동부의 MBC 특별근로감독 시행을 다루며 '표적수사 거부'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PD수첩' 제작진은 "양심과 상식에 따라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제작자율성을 보장"하고 "공정방송을 훼손하고 이번 제작중단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조창호 시사제작국장과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MBC는 ‘PD수첩’ 제작진의 주장과 제작 거부에 대해 "한상균 기획안은 자신들이 소속된 언론노조의 상급조직인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명운동과 사실상 직결돼 있어 결코 승인할 수 없다"며 "제작거부에 따른 결방 사태 등 관련 책임은 전적으로 해당 제작진에게 있고 엄격한 사규 적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제작진과 사측의 공방이 이어지자 ‘PD수첩’을 관장하는 장형원 시사제작3부장은 이날 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사내게시판에 "같은 회사 프로그램(광우병 보도 등)에 대해 국민을 속이는 방송이라고 비판하고 자해하는 보도를 하는 게 정상적인 언론사인가"라며 "이제부터는 양심을 지키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MBC는 25일 결방하는 ‘PD수첩’ 대신 ‘100분 토론’을 편성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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