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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 진득함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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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 진득함이 사라졌다

입력
2017.02.0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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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김명훈 4단

백 한승주 4단

큰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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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도
참고 1도
참고 2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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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차분한 자세로 바둑판 앞에 앉아 골똘히 생각하다가 조용히 반상에 돌을 놓는다. 이것이 ‘바둑’하면 흔히 떠오르는 그림이다. 그래서 어린이가 바둑을 배우면 바른 자세를 갖게 되고 집중력이 좋아지며 생각하는 힘이 는다고 말해왔다. 한데 요즘 한국 프로들의 바둑을 보면 그런 진득함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한국에서 가장 큰 대회인 KB바둑리그가 주로 생각시간 10분에 40초 초읽기 1회로 경기를 치른다. 다른 대회들도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바둑 수를 깊게 읽을 시간이 없다. 초반은 미리 공부해둔 포석으로 후다닥 해치우고 중반 전투 단계서는 수읽기보다 감각에 기대어 둔다. 자연히 실수가 많아진다.

‘미래의 별’은 달랐다. 선수들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생각시간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를 주었다. 그래도 4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바둑TV에서 생중계를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한승주가 백1로 날았다. <참고1도> 1로 상변을 지키면 2부터 10까지 안에서 간단히 살아 버리고, <참고2도> 1로 오른쪽을 집으로 굳히면 백도 왼쪽을 크게 키우겠다는 뜻이다.

김명훈이 마땅한 응수가 생각나지 않았는지 일단 백1을 못 본 체하고 좌하귀로 손을 돌렸다. 이때 한승주가 백3으로 끼워서 우상귀를 빨리 살아버리려 한 게 성급했다. 흑4부터 백17까지 진행한 후 흑18로 쭉 뻗고 나니 결과적으로 백1이 아주 이상한 위치에 놓인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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