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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민중총궐기] 하야방석, 손난로, 치약… ‘밤샘 끝장 시위’ 즐기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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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민중총궐기] 하야방석, 손난로, 치약… ‘밤샘 끝장 시위’ 즐기는 시민들

입력
2016.11.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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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예술인들이 가로 20m 세로 3.5m짜리 현수막에 '민주주의'를 적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곽주현 기자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예술인들이 가로 20m 세로 3.5m짜리 현수막에 '민주주의'를 적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곽주현 기자

“1박2일 여행 간다고 생각하고 짐 싸서 나왔습니다.”

직장인 김모(34)씨는 12일 오후 밤을 샐 작정으로 서울광장에 나왔다. 비선실세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그의 가방에는 추위에 대비한 핫팩, 갑작스런 비를 피하기 위한 우비와 방석, 보조배터리 심지어 치약도 들어 있었다. 김씨는 “시위라면 질색을 하던 가족들조차 ‘우리 몫까지 싸우고 오라’며 등을 떠밀어 보냈다”며 “집을 나서면서 눈에 보이는 상점마다 들렀지만 발광다이오드(LED) 촛불은 다 떨어져 구입하지 못했다”고 했다.

‘2016 민중총궐기’가 개최된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분노의 감정에만 머물지 않고 하나됨을 축제로 승화하려는 모습도 다양하게 연출했다. 예술인들은 광화문광장에 모여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가로 20m 세로 3.5m짜리 현수막에 ‘민주주의’를 적는 작업을 한 작가 임영선씨는 “우리의 뜻을 보여주고자 하는 일종의 재능기부”라며 “행진할 때 들고 가려 많은 예술인들이 합작했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옆에서는 사물놀이도 벌어져 집회현장의 흥겨움을 더했다..

시민 박모(39)씨는 ‘하야 방석’ 5,000개를 제작했다. 박씨는 일주일 전 열린 2차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밤이 되자 날씨가 급격히 추워져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방석을 만들었다. 그는 “바닥은 차가웠고 피켓을 들고 있으니 팔도 아팠다. 시민들이 좀 더 편하게 집회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이날 민중총궐기를 개최한 민주노총 측에 방석을 전달하고 판매 수익금도 기부할 예정이다.

박모씨가 직접 제작한 '하야하라' 방석을 등에 메고 있다. 양진하 기자
박모씨가 직접 제작한 '하야하라' 방석을 등에 메고 있다. 양진하 기자

서울광장에 모여 한 목소리로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한 시민들은 법원의 허가 결정에 따라 청와대 진입로인 내자동 로터리까지 행진했다. 오후 7시부터는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문화제가 열린다. 방송인 김제동, 가수 이승환 등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어울린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후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텐트농성과 자유발언 등 난장 행사가 이튿날까지 이어진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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