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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모터쇼, 흥행질주 속 아쉬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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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모터쇼, 흥행질주 속 아쉬운 2%

입력
2016.06.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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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직접 나서 행사 운영

도시 주행 이벤트 등 인기 만점

전체 관람객의 60%가 외부인

車기술의 미래 비전 제시 못해

세계 첫 공개 신차도 5대 불과

통역기 오작동 등 운영도 미숙

2016 부산국제모터쇼 개막 사흘째인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이 모터쇼를 찾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2016 부산국제모터쇼 개막 사흘째인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이 모터쇼를 찾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지난 3일 막을 올린 부산국제모터쇼가 연일 구름 관중을 이끌며 부산을 달구고 있다. 부산국제모터쇼는 신차와 다양한 이벤트 등의 볼거리로 부산 최대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아직 국제모터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의 힘…흥행도 승승장구

부산국제모터쇼는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축제다. 처음 개최된 2001년 72만7,000명의 관람객이 찾은 이래 2회인 2003년 관람객 100만을 넘어 섰고 2014년에는 115만1,300명이 찾을 정도로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다. 단순 관람객 수로만 따지면 지난 1월 열린 세계 4대 모터쇼인 디트로이트 모터쇼(80만3,451명)와 4월 열린 중국의 대표 모터쇼인 베이징 모터쇼(80만여명)보다도 인기가 높은 셈이다. 지난번 모터쇼에서는 전체 관람객의 60%가 부산 외부에서 올만큼 인지도도 탄탄해졌다.

이 같은 인기의 비결은 자동차 관련 협회 등이 주도하는 여느 국제모터쇼와 달리 지방자치단체(부산시)가 직접 행사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시가 직접 나서 부산이라는 국내 제2의 도시를 두루 활용한 이벤트로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특히 올해 부산국제모터쇼는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는‘달리는 모터쇼’를 주제로 잡았다. 모터쇼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를 벗어나 부산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차를 직접 주행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동부산 관광단지 내 특별행사장에서는 오프로드(포장도로 이외의 다양한 지형) 시승체험 행사가 열려 시민들도 모터스포츠를 쉽게 즐길 수 있다. 부산 스포원 파크 일대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 주관으로 전기차 SM3 Z.E.를 시승해볼 수 있다. 부산역에서 출발해 광안리, 해운대 등 부산 시내 주요 관광지들을 둘러 볼 수 있다.

자동차 기술의 미래 비전 제시는 아쉬워

부산국제모터쇼는 지역 축제로서는 손색이 없지만 자동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국제모터쇼로서의 위상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초 공개(월드 프리미어) 차량은 5대에 그쳤다. 해외 업체인 만트럭의 27톤 덤프트럭 TGS를 제외하면 4대다. 현대자동차(RM16), 제네시스(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스포츠), 기아자동차(K7 하이브리드) 등 국내 브랜드가 체면을 살리긴 지만 최대 기대작이었던 제네시스 G80도 사실 완전히 새로운 차종이 아닌 기존 모델의 부분변경 모델이었다.

물론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나 파리 모터쇼 같은 오랜 역사의 세계적인 모터쇼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부산국제모터쇼보다 10년 일찍 시작한 베이징 모터쇼와 비해서도 그 위상이 떨어진다. 지난 4월 열린 베이징모터쇼에서는 부산국제모터쇼 출품차량(232대)의 5배가 넘는 1,179대의 차량이 나왔고, 신차만도 112종에 달했다. 중국과 시장 규모의 차이도 있지만 홍보 효과가 미미하다는 판단에 올해 부산국제모터쇼에는 혼다, 볼보, 푸조, 포르쉐 등 해외업체들이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슬로건으로 내세운‘미래의 물결, 감동의 기술’도 다소 무색해졌다. 슬로건에 맞춰 지난 1일 부산국제모터쇼 사상 최초로 진행된 개막 전야제 행사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권문식 부회장이 친환경차를, 메르스데스-벤츠의 알워드 니스트로 북미 기술개발센터 최고경영자(CEO)가 자율주행 기술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러나 정작 전시장에서는 자율주행 콘셉트카가 없었다. 친환경차 30종이 등장했지만 새로운 순수 전기차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자율주행기술이 접목된 기아차 쏘울EV가 운전자 없이 전시장에 등장한 것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국제모터쇼라는 명색에 걸맞지 않는 미숙한 운영도 아쉬운 대목이다. 개막 전야제 행사에서 첫 강연자로 나선 권 부회장은 준비한 영상과 자료 등이 스크린에 나오지 않는 바람에 결국 발표 자료 없이 강연을 진행했다. 두번째 강연자인 니스트로 CEO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통역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니스트로 CEO가 여러 차례 질문을 되물었고 결국 옆에 있던 진행자가 직접 통역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부산국제모터쇼는 짧은 역사에도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아직 한국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고 산업의 비전을 보여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빈틈 없는 운영과 지역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행사로 발전시키는 한편 업체와 관람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인 모터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산=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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