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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하 기자

등록 : 2018.03.05 16:14
수정 : 2018.03.05 17:51

서울시향 선정 ‘올해의 음악가’… “한국 관객 열정 알기에 냉큼 응했죠”

.올해 7회 공연

등록 : 2018.03.05 16:14
수정 : 2018.03.05 17:51

‘노래하는 인문학자’ 별명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선정

오늘 예술의전당서 공연

올해 신설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된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성악가로서 한국 관객을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어요. 다양한 문화와 음악을 통해 예술적으로, 정치적으로 하나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합니다.”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54)는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그는 이날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이 선정한 ‘제 1호 올해의 음악가’로 소개됐다. 영국 출신인 보스트리지는 음악에 대한 학구적인 접근과 특유의 미성으로 바흐, 헨델 등 고전 레퍼토리는 물론, 슈베르트 등 독일 가곡 스페셜리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세계적 테너다. ‘올해의 음악가’는 오케스트라의 역량 향상과 레퍼토리 확장을 위해 서울시향이 올해 처음 도입한 제도다.

‘올해의 음악가’ 제안에는 냉큼 응했다. 제안자가 진은숙 전 서울시향 상임작곡자인데다 한국 관객의 ‘열정’을 잘 알아서다. “2004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클래식 음악에 지적이고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관객들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보스트리지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역사학자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강의하다 직업 성악가의 길로 들어섰다. 1990년의 일이다. “학교에서 시간강사를 하며 오페라 무대에서도 잠깐씩 노래를 했어요. 호주 시드니에서 ‘한 여름밤의 꿈’을 리허설 하다가 성악가가 돼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성악가로서 제 경력이 오페라를 중심으로 하진 않지만, 그 무대의 경험이 결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1993년 영국 위그모어홀에서 공식 데뷔한 후 보스트리지는 1996년 하이페리온 레이블에서 발매한 첫 음반인 슈베르트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로 그라모폰 솔로 보컬상을 수상했다. 1998년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음반으로 그라모폰 베스트 솔로 보컬상을 수상하는 등 주요 음반상을 석권했다. 그래미상 후보에는 15회나 올랐다.

보스트리지의 별명은 ‘노래하는 인문학자’다. 글도 여전히 쓴다. 2016년 한국어 번역본으로도 출간된 그의 저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세계 10개가 넘는 언어로 출판됐다. “학자의 관점으로만 집필했을 때보다 예술가로서는 더 넓은 시각을 갖고 글을 쓸 수 있어요. 노래를 할 때는 특정 테마 분석 작업을 하던 학자 경력이 도움이 되죠. 하지만 살아있는 음악을 구현할 때는 직관과 같은 다른 요소들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올해의 음악가’ 보스트리지는 올해 세 차례 내한해 일곱 번 한국 무대에 오른다. 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실내악 시리즈 Ⅰ’에서는 독일가곡에 나타나는 다양한 작별의 정서를 탐구한다. 피아니스트 사스키아 지오르지니와 서울시향 단원들이 반주를 맡는다. 보스트리지는 “올해 선보일 공연 모두 의미가 있지만 6일 공연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특히 슈베르트가 베토벤의 그림자 안에서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 두 작곡가 사이의 연결고리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위그모어홀 등 여러 콘서트홀에서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됐던 보스트리지는 ‘올해의 음악가’ 제도의 장점으로 “다양한 시도를 장기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선 음악적인 시도뿐만 아니라 음악가들과의 우정을 쌓아가며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요.”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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