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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8층 건물 삼킨 화마, 29명 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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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8층 건물 삼킨 화마, 29명 앗아갔다

입력
2017.12.21 21:3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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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주차장서 불꽃, 금세 전체로 번져

희생자 대부분 여성 목욕탕서 발견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와

드라이비트 외단열재가 피해 키워

21일 오후 3시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오후 11시 현재 총 2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천=뉴시스
21일 오후 3시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오후 11시 현재 총 2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천=뉴시스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건물이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인데다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당시 피해를 키웠던 드라이비트 소재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오후 3시 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났다. 필로티 1층 주차장의 천장에서 발생한 불은 삽시간에 번지면서 건물을 집어삼켰다.

이 불로 2층 목욕탕 안에 있던 50대 여성 김모씨 등 29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여성 23명, 남성 3명이며 나머지는 신원미상인 파악됐다. 희생자 대부분은 2층 여성목욕탕과 계단에서 발견됐다.

대피 과정에서 29명은 연기를 마시거나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대피하던 일부 시민은 바닥에 깔아놓은 에어 매트로 뛰어내리기도 했으며, 건물 외부 난간을 잡고 탈출하기도 했다.

불이 나자 제천소방서는 강원소방청의 지원을 받아 소방차 20여대와 헬기를 동원해 화재 진화와 구조에 나섰다. 또 헬기를 이용해 옥상으로 대피한 사람들을 구조했다. 진입 도로가 좁고 주변에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소방차량이 현장에 진입하는 데 애로를 먹었다. 또 날이 금세 어두워져 진화 및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필로티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화재가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건물 전체로 번진 점으로 미뤄 불연재 시공 여부도 조사키로 했다.

불이 난 건물은 전체 면적 3,813㎥ 규모로 지하 1층에는 골프연습장과 주차장, 1층에는 필로티주차장, 2~3층에는 목욕탕, 4~7층에는 헬스클럽, 8층에는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2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한 시민이 대피를 위해 소방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2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한 시민이 대피를 위해 소방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제천소방서 관계자는 “아래층부터 불을 진압해가며 내부를 확인했다”며 “연락이 안 되는 사람들이 다수 있어 정밀수색을 해야 정확한 피해 상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이날 화재를 신속히 수습하기 위해 제천시청 5층에 현장대응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현장대응지원단은 김광용 행안부 재난대응정책관을 단장으로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방청,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충북도 등 6개 기관이 참여한다. 현장지원총괄반, 언론지원반, 의료 및 장례지원반, 이재민 구호 및 심리지원반, 부처협업반으로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날 대형 화재로 22일 제천에서 진행 예정이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성화봉송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충북 지역을 지나는 성화가 22일 제천에서 봉송될 예정이었으나 화재로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22일 하루 동안 제천 화재의 희생자를 추모하기로 하고, 제천에서 뛰기로 했던 성화봉송 주자들에게는 취소 소식을 개별 통보했다고 전했다.

제천=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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