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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맞아 가정집에서 세배 등 체험… 고국의 내 집 온 듯 너무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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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맞아 가정집에서 세배 등 체험… 고국의 내 집 온 듯 너무 즐거워요”

입력
2017.01.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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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 ‘호스트패밀리’ 마련

유학생 30여명 전통문화 즐겨

전주대 외국인 유학생 조세핀(맨 왼쪽)과 무어이(맨 오른쪽)씨가 29일 설 명절을 맞아 전북 전주시내 한 가정에서 가래떡 썰기 체험을 하고 있다.
전주대 외국인 유학생 조세핀(맨 왼쪽)과 무어이(맨 오른쪽)씨가 29일 설 명절을 맞아 전북 전주시내 한 가정에서 가래떡 썰기 체험을 하고 있다.

“세배를 할 때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포개고, 여자는 반대로 한다는 게 신기했어요.”

29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전재길(76)씨 집을 찾은 전주대 유학생 무어이(23^베트남)와 조세핀(20^인도네시아^여)씨는 “한국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가정 집에서 전통문화 체험을 해보니 고국의 내 집에 온 듯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전주대가 외국인들이 한국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민과 학생을 연결하는 ‘호스트 패밀리(host family)’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다. 이 프로그램에는 중국과 베트남, 몽골 등에서 온 유학생 30여명이 참가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무어이와 조세핀씨은 세배도 하고 떡국도 먹으며 전씨의 손자인 유연(12)태연(9)군과는 흥겨운 윷놀이 판도 벌였다. 가래떡 썰기와 전 부치기 등을 할 땐 “어려워요”를 연발했다.

두 외국인 학생은 “웃어른을 공경하는 의미를 담은 세배가 참 보기 좋았다”면서 “한국은 좋은 전통과 윤리사상을 다른 나라보다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도 훌륭한 풍습이고 특히 부모님이나 교수님들 앞에서 술이나 담배를 멀리하고, 말대꾸를 자제하는 태도는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도 배워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전주대 외국인 유학생 조세핀(왼쪽)과 무어이(왼쪽에서 세 번째)씨가 설 명절을 맞아 전북 전주시내 한 가정에서 민속놀이인 윷놀이를 하고 있다.
전주대 외국인 유학생 조세핀(왼쪽)과 무어이(왼쪽에서 세 번째)씨가 설 명절을 맞아 전북 전주시내 한 가정에서 민속놀이인 윷놀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10월 전주대로 유학을 왔다. 고교시절 한국 드라마^영화 등에 심취해 한국어를 익히기 시작했다. 책과 유튜브 등을 통해 스스로 독학하다시피 한글을 깨치고 공부해 현지에서 한국인 통역을 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무어이씨는 “베트남은 설이 7~10일이나 될 정도로 길고 친척들 20~30명이 모여 전통음식을 나눠 먹고 카드와 폭죽놀이 등을 한다”면서 “부모들이 복 돈을 나눠주기는 하지만 웃어른에게 세배하는 풍습은 없어 전통적인 예절은 한국이 더 강하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세핀씨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신정을 쇤다”면서 “가족끼리 모여 새해를 맞이하면서 함께 밥 먹고 덕담을 나누는 정도”라고 한국을 부러워했다.

둘 다 한국에 와 처음 본 눈(雪)이 가장 신기하고 인상적이었단다. 며칠 전 첫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둘은 강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1시간 이상 밖에서 놀았다.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드는 모습을 사진 찍어 고국의 친지와 친구들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이들은 “한국의 학생들은 친절하고 정이 많아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잘 도와줘요. 목적의식이 분명하고 항상 무엇인가를 배우려 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살며 걸음걸이마저 늘 뜀박질을 해요. 얼굴에 웃음이 적고 쉽게 화를 내는 모습은 고쳤으면 해요”라는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전주=글ㆍ사진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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