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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속 세포로 노인성 치매 조기 진단

입력
2016.03.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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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건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주건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의 첫 증상은 기억력 저하와 냄새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뇌신경계와 거의 붙어있는 후각신경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진이 이에 착안해 알츠하이머병 전(前) 단계에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예측ㆍ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나라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67만6,000명(2006~2012년)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매년 급증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 치료약이 없고 증상을 일부 완화시키는 약물치료가 전부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은 의사의 병력청취, 검진, 뇌영상검사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억력이 떨어져가는 알츠하이머병 전 단계를 확실히 감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더욱이 알츠하이머병 전 단계 환자들은 최초 증상 후 약 10년이 지나야 비로소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미래에 대비할 계획이 부족하게 된다.

주건ㆍ김만호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콧속에 있는 후각신경말단부 상피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 ‘마이크로RNA-206’(miR-206)이 얼마나 발현되는지 측정하는 방법으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새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주 교수팀은 정상인 9명과 알츠하이머병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인 13명, 우울증 환자 8명, 알츠하이머병 환자 11명 등 4개 그룹의 코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후각신경말단부 상피조직을 떼내 정량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법으로 miR-206 발현 정도를 측정ㆍ분석했다.

그 결과 경도인지장애인과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정상인보다 miR-206이 각각 7.8배, 41.5배 많이 발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miR-206 발현 양을 보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콧속 상피세포 내 miR-206 발현 검사는 기억력이 떨어질 때 알츠하이머병 때문인지, 우울증이나 만성스트레스에 의한 것인지를 구별하는 데도 유용했다. 경도인지장애인이나 알츠하이머병 환자처럼 기억력이 떨어졌어도 우울증 환자의 miR-206 발현 수치는 정상인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경도인지장애는 아직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억력이 떨어지고, 인지기능 관련 검사에서도 나이, 교육수준, 성별 등이 같은 정상인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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