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1일 수도권인 인천을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보수진영의 전유물인 ‘색깔론’에 가세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문 후보와의 대북ㆍ안보관 차별화 전략을 펴며 보수 표심 잡기에 적극적인 안 후보를 ‘구시대’ 프레임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문 후보는 이날 인천 부평역에서 유세를 펼치며 “때가 되니 또 색깔론, 종북몰이가 돌아왔다”며 “여권 후보들은 선거마다 도지는 고질병이라 하더라도, 야당 후보까지 이에 가세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안 후보를 겨냥했다. 문 후보는 특히 “한 손으로는 김대중 정신을 말하면서 호남 표를 받고자 하고, 다른 한 손은 색깔론으로 보수표를 받고자 하는 후보를 믿을 수 있겠나”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맹공을 펼쳤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는 가짜 안보를 진짜 안보로 바꾸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한 마디로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이 특전사 출신 저 문재인에게 안보 얘기 꺼내지도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 캠프는 대선 레이스가 중반에 접어든 시점에 ‘실점’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체제로 전환했다. 전날 ‘북한 응원단’ 발언으로 성차별 논란이 일자 곧바로 사과한 문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성 평등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여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그는 서울 용산구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열린 성평등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단계적으로 임기 내 (남녀)동수 내각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여성 혐오, 데이트 폭력 근절을 위해 젠더 폭력방지 기본법을 제정하고 방지계획 전담기구를 설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주말에는 안 후보와의 이른바 ‘꼬리물기 유세전’을 이어간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ㆍ경남(PK)를 찾은 안 후보에 이어 22일 같은 지역을 방문한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이번 유세를 통해 PK지역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당초 안희정 충남지사도 같은 날 부산을 방문하면서 문 후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직 지자체장으로 공무원 신분이어서 선거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인천=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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