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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심장혈관이 꽉 막혀도 스텐트로 치료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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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심장혈관이 꽉 막혀도 스텐트로 치료하는 시대

입력
2017.01.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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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그림 1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그림 1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몇 주 전, 산행하다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이 생긴 60대 여성 환자가 진료실을 찾았다. 심장혈관 조영검사를 해보니 세 가닥의 관상동맥 중 한 가닥이 동맥경화로 완전히 막혀 있었다. 그 환자는 막힌 혈관을 넓혀 그물망으로 단단하게 지지해주는 스텐트 삽입술을 받고 회복됐다.

보통 심장 내 관상동맥이 좁아져 생기는 협심증으로 치료받는 환자는 의료진에게 “심장 혈관이 80% 막혀 있다”라는 설명을 듣게 된다. 즉 ‘80%는 막혀 있지만 20%의 여유는 있는 상태’라는 의미다. 이 환자처럼 심장을 둘러싼 관상동맥이 1%의 여유도 없이 완전히 100% 막히는 질환을 관상동맥의 ‘만성완전폐색병변’이라고 한다.

급성심근경색은 관상동맥 내 죽상반(플라크)이 갑자기 터지면서 심장이 괴사돼 사망하는 급성질환이다. 하지만 만성완전폐색병변은 동맥경화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결국 완전히 막혀 가슴통증 같은 협심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전체 관상동맥질환의 20%정도가 만성 완전폐색병변으로 보고되고 있다.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협심증 증세가 악화돼 심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협착증에 대한 스텐트삽입술, 즉 관상동맥중재술은 시술기구나 스텐트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성공률이 높아지고 합병증이 줄어 세계적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다. 많은 환자에게 1차 치료로 자리 잡아 일반적인 협심증의 경우 치료 성공률이 100%에 가깝다.

하지만 이러한 중재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병변은 시술이 어려워 치료성공률이 높지 않아 여전히 관상동맥중재술의 숙제로 남아 있다. 초기 만성완전폐색병변의 스텐트 치료 성공률은 70~75% 수준이었으며 합병증 위험성도 컸다.

최근 만성완전폐색병변 연구회를 중심으로 치료전문가 양성이 활발해지고 연구와 기술 공유로 시술이 90% 이상 성공하고 합병증도 줄었다. 또한 임상연구를 통해 관상동맥중재술을 통한 협심증상 호전, 심장기능 호전, 관상동맥우회로수술 감소, 사망률 감소 등도 입증되고 있다.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병변에 대한 스텐트 시술의 효과 입증이 좀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수십 년을 걸쳐 스텐트 시술이 중요한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새로운 시술 기구를 통한 성공률은 더 올라가고 합병증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도 국제학회를 열어 의료선진국과 긴밀한 협력과 지식을 공유하고 수많은 치료경험을 쌓아 만성완전폐색병변의 시술성공률을 최근 10년 새 75%에서 97%로 높였다. 합병증 발생률도 1~2%로 다른 병변의 스텐트 시술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만성완전폐색병변의 치료 성공률을 높이려는 의료진의 노력은 진행형이다. 여기에 합병증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치료 후에도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등 환자 노력이 더해진다면 만성완전폐색병변 치료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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