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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최형우 효과', KIA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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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최형우 효과', KIA가 웃는다

입력
2017.03.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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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최형우/사진=KIA

[광주=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첫 타석, 첫 공부터 홈런이다. '100억 사나이' 최형우(34·KIA)가 팀 타선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고 있다. KIA가 원하던 바로 그 효과다.

최형우는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 개막전에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KIA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다. 프로 데뷔 후 줄곧 삼성에서 뛴 최형우는 지난해 말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계약기간 4년, 총 100억원에 KIA로 이적했다. 사상 첫 FA 몸값 100억원을 돌파한 최형우의 합류에 KIA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꼽혀도 손색 없는 강력한 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형우 효과'는 첫 시범경기부터 드러났다. KIA는 이날 주전 내야수 이범호가 라인업에서 빠졌지만, 1번부터 9번까지 큰 구멍이 없는 타선을 꾸렸다. 김주찬-최형우-나지완이 포진한 중심타선은 다른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전 KIA의 라인업을 보며 "최형우가 들어오면서 확실히 타선이 좋아졌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KIA는 0-2로 뒤진 2회말 최형우가 선두타자로 나서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최형우가 첫 타석에 서자 KIA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새로운 4번 타자를 환영했다. 팬들의 기운을 받은 그는 지난 해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인 상대 선발 니퍼트의 초구 시속 142km짜리 직구를 받아 쳐 오른 담장을 넘겼다. 'KIA 4번 타자' 최형우의 강렬한 신고식이었다.

최형우의 한 방이 도화선이 됐다. KIA는 최형우의 솔로포로 추격을 시작해 이어진 1사 1·2루에서 이홍구와 김선빈이 연속으로 좌전 2루타를 때려내면서 단숨에 4-2로 역전했다. 계속된 2사 2루 찬스에서는 서동욱이 중전 안타로 2루 주자 김선빈을 불러 들이면서 2회에만 5점을 올렸다. 지난해 22승을 올린 리그 최고 에이스 니퍼트도 KIA 타선에 혼쭐이 났다. 니퍼트는 3이닝 동안 52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홈런) 4탈삼진 5실점(1자책)을 기록한 채 내려가야 했다.

KIA 타선은 쉽게 식지 않았다. 무엇보다 장타를 때릴 수 있는 선수들이 곳곳에 포진됐다는 점에서 상대 투수들을 더욱 긴장하게 했다. 이날 5-2로 앞선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지완이 두산 이현호에게 좌중간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때려냈고, 6회 2사 후에는 김주형이 이현호의 초구에 좌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KIA 타선에서 나온 안타 7개 중 장타는 모두 5개(홈런 3개, 2루타 2개)였다. KIA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7-4로 꺾고 상쾌한 출발을 했다.

이날 3타수 1안타(홈런) 1타점으로 경기를 마친 최형우도 기분 좋은 시작에 웃음을 지었다. 지난 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부진도 씻어낸 그는 "처음 타석에 나갈 때 팬들이 환호를 해주셔서 들뜬 마음으로 기분 좋게 들어갔다. 운 좋게 첫 타구부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달라진 KIA 타선에 대해서도 체감하고 있다. 그는 "우리 팀에는 나 말고도 (지난해 말 군에서 제대한) 김선빈과 안치홍이 있기 때문에, 짜임새가 더 생긴 것 같다. 다른 팀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고, 쉬어갈 곳도 없는 타선이다. 상대팀들에 위압감을 줄 수 있는 라인업이다"며 "정규시즌에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김기태 KIA 감독도 "야수들의 전반적인 몸놀림이나 타격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캠프 동안 노력한 게 잘 나온 것 같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광주=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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