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북한 핵보유 인정되면…” 일본도 핵무장론 솔솔

알림

“북한 핵보유 인정되면…” 일본도 핵무장론 솔솔

입력
2017.09.05 18:00
0 0

정치인들은 발언 꺼리지만

언론에선 “한국ㆍ일본 핵 도미노 우려”

2016년 10월 23일 일본 도쿄 북부 아사카주둔지에서 열린 자위대의 날 행사 도중 열병식에 참석한 아베 신조 총리. 도쿄=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6년 10월 23일 일본 도쿄 북부 아사카주둔지에서 열린 자위대의 날 행사 도중 열병식에 참석한 아베 신조 총리. 도쿄=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소탄 실험(6차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일본에서 핵무장론이 본격적으로 비등할지 주목된다. 세계 유일의 피폭국인 일본에서 핵무기 배치 주장은 드러내놓고 말하기 힘든 ‘금지어’와 다름 없다. 히로시마(廣島) 원폭피해단체 등은 연일 북한에 대해 “용서할 수 없는 폭거”라며 핵무기 반대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군국주의에 경도된 극우세력이 핵보유까지 호시탐탐 노리지만 워낙 단단한 국내의 반전여론을 자극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북한이 머리 위로 미사일을 쏘아대며 핵무기 실전배치를 눈앞에 둔 상황이 구체화되면서 일본에서도 핵무장론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아사히(朝日)신문 등 언론들은 4일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핵무장론이 일어나 동아시아에서 ‘핵 도미노’확산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일본에서 각료나 주요 정치인이 핵무장 발언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극우정치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의원이 2011년 우익 월간지에서 “독자적 핵보유를 국가전략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방위장관이 된 지난해 10월 참의원 답변에선 “현재 핵보유를 전혀 생각지 않는다”고 물러섰다. 이런 민감성 때문인지 일본 내부에선 숨죽인 가운데 보수언론이 나서 미국 분위기를 전하는 형식으로 핵무장 이슈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요미우리는 이날 “미국내에서 일본과 한국의 핵무장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의 핵공격 위협을 받는 상황에 빠지면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의 핵우산에 의한 확대억지의 유효성에 의문을 가진다”고 워싱턴발로 전했다. 신문은 “미 브루킹스연구소의 토마스 라이트 연구원이 북한 핵동결과 주한미군 철수 교섭이 성립되면 일본과 한국이 핵무장하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미국의 북한 핵보유 용인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일본이 자체 핵 억지력을 갖게 하는 것도 좋다”는 평론가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고 주목했다. 일본 언론들이 사실상 핵무장 여론의 ‘군불’을 때는 상황인 셈이다.

자민당 일각에선 핵무장론을 직접적으로 주장할 수 없는 만큼 대신‘적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북 미사일 위협에 최소한 원점타격 능력이라도 가져야 한다는 논리를 통해 핵무장을 향한 디딤돌을 놓겠다는 것이다. 도쿄의 한 안보전문가는 “일본이 핵을 보유하면 미국이 일본을 컨트롤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중국을 움직이게 하는 대북 압박용 전략카드로서 핵무장론 논의가 일본에서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