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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의 검찰개혁 의지 공수처법 통과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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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의 검찰개혁 의지 공수처법 통과에 달렸다

입력
2017.11.20 18: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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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이 20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위한 당ㆍ정ㆍ청 회의를 열고 국회 입법화를 위한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회의엔 이례적으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참석해 공수처 설치에 대한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회의에서 “공수처는 검찰 개혁의 상징으로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다”며 “대통령의 수석비서관으로서 공수처 추진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이날 긴급회의는 검찰의 정치권 사정과 관련해 여당이 공수처 신설로 검찰의 힘을 빼는 데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도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검찰에 소환된 날 공수처 회의가 열렸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정치권 사정 논란과 여권 및 검찰 간의 이상 기류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정된 대로 검찰 개혁의 정도를 걷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때마침 국회는 21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수처 법안이 법사위 소위에 처음 상정되는 것을 시작으로 관련 4개 법안 심사를 시작한다고 한다. 법무부가 마련한 공수처 권고안도 함께 논의된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의 노골적인 반대와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하게 맞물려 공수처 법안의 운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당은 공수처가 야당을 표적 사정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설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고 국민의당ㆍ바른정당도 공수처장 임명 방식과 규모 등 각론에서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최근 국가정보원장들의 구속을 두고 “하루살이 충견 검사들로 검찰 조직의 붕괴가 우려된다”고 성토했다. ‘충견’이라는 극한 표현까지 써가며 검찰을 비판하면서도 검찰 권한을 제한하는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이 우려된다면 이 대목을 보장하는 방안을 법안에 적극 반영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다.

공수처 설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면서도 제 역할은 못하고 정치집단이란 오명을 자초한 검찰을 개혁하고 견제하기 위한 고육책이자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과거에도 몇 차례 시도됐으나 집권 세력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검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번번이 좌절됐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포함한 거의 모든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웠고 여론도 80% 넘게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수처 신설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정치권 논의가 지지부진하면 국회는 견제받지 않는 자신들의 특권만 챙긴다는 여론의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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