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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6890명 이산가족 “이번엔 못다 한 정 나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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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6890명 이산가족 “이번엔 못다 한 정 나눌까…”

입력
2018.06.22 20:00
수정
2018.06.22 21: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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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부터 2만3000여명 재회

600여명이 서신도 교환했지만

고령화 추세로 2015년 이후

신청자 가족 1만665명 사망

3년 만에 상봉 재개 기대감 속

탈북 종업원 문제 여전히 불씨로

2014년 2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에서 납북됐던 박양수(58) 씨가 남측 상봉자 동생 박양곤(53)씨를 만나 오열하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2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에서 납북됐던 박양수(58) 씨가 남측 상봉자 동생 박양곤(53)씨를 만나 오열하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22일 금강산에서 개최된 남북 적십자회담으로 8ㆍ15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희망이 다시 움을 틔웠다. 마지막 상봉이었던 2015년 10월 이후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 5만6,000명 이상의 생존 이산가족들은 ‘이번에야말로 헤어진 혈육을 재회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2,124명 중 생존자 수는 약 43%인 5만6,890명이다. 나머지 7만5,234명의 신청자는 사망했다. 생존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인 80대(41.4%)를 비롯해 이산가족 1세대로 꼽히는 70대 이상의 수는 85.6%에 달한다. 이산가족의 고령화 수준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이산 1세대는 실제로 매해 수 천명의 동료 가족들을 떠나 보내고 있다.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마지막 상봉이 이뤄진 이후 2년 7개월 동안에만 1만665명의 신청 이산가족이 숨을 거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이산가족 대규모 상봉 정례화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부터 14년간 매해 평균 3,800명의 이산가족이 사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400명이 헤어진 가족을 끝내 만나지 못했다.

이산가족 상봉의 시작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4년 수해를 입은 북한이 남측에 지원 물자를 요청하며 막혔던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됐고, 남북 각각 30~35명의 ‘이산가족 고향방문단’이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헤어진 가족을 만났다. 이후 상봉 행사는 15년간 재개되지 않다가 2000년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2015년 10월 26일까지 대면상봉 20차례, 화상상봉 7차례 등 모두 27번에 걸쳐 남북 이산가족 2만3,000여명이 재회했다. 또한 남북 각각 300명씩 모두 600명의 이산가족이 서신도 주고받았다.

2016년부터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 수위가 급상승하며 이산가족 상봉 행사 재개 기대감도 희미해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발표한 ‘베를린 구상’을 계기로 다시 희망의 싹이 텄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분수령으로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반전했고, 4ㆍ27 판문점선언을 통해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해 이산가족ㆍ친척 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는 합의에 이르렀다.

북한은 다만 최근까지도 2016년 4월 집단 탈북한 식당 종업원들을 송환하지 않을 경우 8ㆍ15 상봉 행사를 무산시킬 수 있다고 위협해 왔다. 북한이 이 같은 입장을 공식 철회했는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 갈등의 불씨로 남을 전망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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