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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빈 기자

등록 : 2017.11.10 12:38
수정 : 2017.11.10 14:12

“믿기지 않는 범죄” 의붓손녀 성폭행 사건에 눈물 쏟은 판사

등록 : 2017.11.10 12:38
수정 : 2017.11.10 14:12

6년 몹쓸 짓… 아이 둘 출산… 협박 일삼아

1심보다 5년 더 올려 2심 징역 25년 선고

“미성년 피해자 끔찍한 고통 홀로 감내”

“이런 일이 실제 벌어진 것인지 선뜻 믿기지 않아 두 번, 세 번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성년자인 의붓 손녀를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고 아이를 둘 낳게 한 A(53)씨의 인면수심 범죄 앞에서 서울고법 형사8부 강승준 부장판사가 10일 법정에서 눈물을 쏟았다. 강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겪었고, 앞으로도 겪어야 할 고통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피해자는 A씨가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되길 바란다며 엄벌을 탄원하면서도 보복을 당할까 봐 지금도 두려워하고 있다”며 “엄청난 고통을 겪은 피해자는 사회 관심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겨우 말을 이어나갔다. 강 부장판사의 지적에 법정은 한동안 숙연해졌다.

강 부장판사가 선고 내내 되뇌었던 ‘안타깝다’ ‘비참하다’는 표현처럼 A씨의 범행은 인면수심 그 자체였다. A씨는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온 여성의 손녀인 B(17)양을 탐욕의 대상으로 삼았다. B양은 2011년 가을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A씨는 B양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6년간 셀 수 없을 정도로 성폭행을 하고 학대했다. B양은 2015년 집에서 아이를 낳았고, 10개월 만인 2016년 7월 둘째 아이까지 낳게 됐다.

임신을 수상하게 여긴 할머니가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지만 평소 A씨로부터 ‘범행을 알리면 너와 할머니를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당한 B양은 차마 성폭행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허구의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통해 출산했다고 진술했다. 성폭행을 당하고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끔찍한 고통은 B양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성폭행에 B양은 올해 초 집을 나갔고, A씨 범행을 알게 된 할머니의 신고로 몹쓸 짓이 드러났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달 징역 2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이 가볍다고 판단하고 이날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자신의 범죄를 반성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고도 말했다. 강 부장판사는 “A씨는 이 사건에서도 합의한 채로 성관계를 했고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A씨를 꾸짖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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