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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도 6월 항쟁처럼 국민이 깨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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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도 6월 항쟁처럼 국민이 깨어나야"

입력
2014.06.0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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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 27주기 추모제... 교수·대학생 등 시국선언 잇달아

고 이한열 열사의 27주기 추모 문화제가 열린 9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이한열기념관에서 이 열사의 '마지막 티셔츠'가 보존처리를 마치고 공개됐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기념관을 이날 정식 개관했다. 연합뉴스
고 이한열 열사의 27주기 추모 문화제가 열린 9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이한열기념관에서 이 열사의 '마지막 티셔츠'가 보존처리를 마치고 공개됐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기념관을 이날 정식 개관했다. 연합뉴스

“국민이 깨어나서 해결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요.” 9일 서울 신촌 연세대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27주기 추모제에서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75)씨는 “(세월호 침몰 참사의)그 아까운 죽음들을 보면서 우리 한열이 생각이 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이던 1987년 6월 9일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은폐를 규탄하는 교내 시위 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졌다. 그의 죽음은 전국적으로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 민주화 조치를 이끌어낸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국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6월 항쟁의 정신을 지금 되살리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발생 및 구조 과정에서 무능함을 드러낸 정부가 시민사회의 비판마저 ‘사회 분열’로 규정하는 등 불통 논란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서강대 교수 52명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 정부, 정치인들의 약속만으로는 세월호 참사의 반복을 결코 막을 수 없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가 진상규명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희생자 가족들을 감시하고 침묵시위 시민들을 잡아넣으며 국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성균관대 학생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헌법을 쟁취하자고 외쳤던 1987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한 사회를 반대하자고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5일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공회대 학생들도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시민사회의 구체적인 움직임도 뒤따를 전망이다. 침묵시위를 처음 제안했던 대학생 용혜인(25)씨는 “6ㆍ10항쟁은 정부에 반발한 시민들이 직접 역사를 움직였던 날”이라며 10일 청와대행 행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제안했다. 기독교 평신도 시국대책위원회도 같은 날 서울 안국동에서 ‘6월 항쟁 정신계승 및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거리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6월 항쟁 이후 한 세대가 지나면서 무소불위의 국가 권력에 대해 최소한의 기본권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국민 의식이 깨어났다”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원초적 요구에 정부가 여전히 불통과 위압의 자세로 접근하니 시민들이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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