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승 기자

등록 : 2018.02.08 07:13
수정 : 2018.02.08 07:14

[짜오! 베트남] 설 전후 최대 보름 휴가… 해외여행은 12월에 ‘완판’

<37> 최대 명절 '뗏'

등록 : 2018.02.08 07:13
수정 : 2018.02.08 07:14

베트남 최대 명절 뗏(Tetㆍ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6일 저녁 한 부부가 베트남 호찌민시의 한 대형 마트에서 손주에게 입힐 전통복, 자오자이를 고르고 있다.

빈 집 지키는 아르바이트도 성황

수요 급증해 평소 보수 4배까지

하노이ㆍ다낭에선 불꽃놀이 예고

모든 근로자 기본급 100% 보너스

귀성 선물 준비에 지갑도 활짝

돈 흐름 좋아 아파트 분양 적기

베트남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뗏(Tet)’이라고 불리는 음력 설을 쇤다. 아열대 기후 베트남에서는 연중 농작물 수확이 이뤄지기 때문에 한국의 추석처럼 가을 명절이 없다.‘뗏’이 유일한 명절이다. 공식적으로 1주일 가량 쉬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전후로 최대 보름가량 쉬면서 고향도 찾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즐긴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4, 5년 전만 하더라도 이 기간 문을 여는 상점을 찾기 어려워 주재원들은 필요한 식량을 ‘사재기’ 해야 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마트들이 들어서면서 뗏 당일에도 문을 여는 곳이 늘어나는 등 변화들이 생기고 있다.

늘어나는 뗏 여행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연휴 중 여행에 나서는 가족들의 증가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뗏 연휴는 고향에서 가족과 지내는 게 일반적이었다. 가끔 연휴 후반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었지만,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소득 증가로 구매력 높은 중산층이 많아지면서 여행에 나서는 가족들도 늘고 있다.

현지 해외여행 전문업체 피디투어 관계자는 “호주, 두바이, 유럽, 아프리카 등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다”며 “이번 뗏 기간 해외 여행 상품들은 지난해 12월 이미 ‘완판’ 됐다”고 전했다. 베트남에는 뗏을 위해 1년 동안 일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뗏 기간 소비가 크게 늘어난다. 구체적인 여행객 숫자는 파악이 되지 않지만 여행 업계는 뗏 기간 해외여행에 나서는 사람들의 수가 국내 여행객 수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여행에 나서는 가족도 늘고 있다. 특히 하노이 등 상대적으로 추운 날씨의 북부 지방 사람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현지 여행업체 킨 도(Kinh Do) 관계자는 “3~5일 일정으로 다낭, 냐쨩, 무이네, 호찌민, 푸꾸억에 머무는 상품이 가장 인기 있다”며 “최근에는 연휴 기간 전체를 여행에 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하노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엣트레블은 자사 여행상품 판매율을 바탕으로 이번 뗏 연휴 기간 중 여행객 수가 작년 대비 20~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 최대 명절 뗏(Tetㆍ설) 연휴를 일주일 가량 앞둔 7일 호찌민시 꽃시장에서 한 도매 상인이 포장을 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집 안팎을 꽃으로 장식하며, 뗏을 1주일 가량 앞두고 있는 요즘 꽃 값이 가장 비싸다. 전날 오후 메콩델타 등 산지에서 출발한 꽃들은 오후 8, 9시에 도착하고, 자정부터는 이를 구입하기 위한 소매업자들로 시장은 북적댄다 파장은 새벽 4시 무렵.

‘집 지킬 사람 어디 없소’

뗏 연휴 동안 고향 방문, 여행 등으로 오랫동안 집을 비우는 가정이 늘면서 남의 집을 봐주는 아르바이트도 인기다. 빈 집에 머물면서 고용주의 재산을 지키고, 애완견 먹이를 주거나 화분에 물을 주는 식이다. 베트남에서는 은행에 대한 불신이 높아 각자 집에 금고를 두고 현금과 귀중품을 보관하는 집이 많다.

문제는 뗏을 앞두고 이런 일을 해줄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 호찌민시의 경우 평소에는 하루 집을 봐주는 대가로 50만~80만동(약2만5,000~4만원)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뗏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 200만동을 지급하는 곳도 등장했다. 호찌민 시내 사무직 근로자 급여가 1,000만동 수준임을 감안하면 짭짤한 수익이다.

호찌민시 9군에 거주하는 다오 홍 안씨는 “전단을 보고 연락을 했지만 너무 비싸 쓸 수 없었다”며 “다른 통로로 어렵게 젊은 친구를 소개 받아 열흘에 600만동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가격도 평시 가격 대비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사람들은 주로 학비를 충당하려는 시골 출신 대학생들이 많다.

남들 다 쉬는 뗏 연휴 일을 하는 만큼 정해진 계약금 외에도 음식 제공은 물론 보너스도 받는다. 작년에 이어 올해 같은 집에서 뗏을 보내게 된 당 호앙 꽁(호찌민 기술교육대)씨는 “명절 음식 ‘반쯩’ 뿐만 아니라, 200만동의 뗏 보너스도 받는다”며 “가족들을 못 만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렇게 해서 한 한기 학비를 충당한다면 문제 없다”고 말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여행을 떠날 여건이 안 되는 이들을 위한 새해 맞이 행사들도 각 지역별로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다. 하노이와 다낭, 호찌민에서는 섣달 그믐날 자정에 대규모 불꽃놀이를 예고하고 있다. 하노이시는 30곳에서 폭죽을 쏘아 올려 밤 하늘을 밝힐 예정이고 다낭시에서는 3곳에 불꽃을 쏴 15분간 쇼를 벌인다. 호찌민시에서는 응우옌 후에 거리를 중심으로 꽃 축제가 열린다.

뗏은 또 연중 돈 흐름이 가장 좋을 때다. 베트남에서는 모든 근로자들이 기본급의 100%를 뗏 전에 보너스로 받는데, 전달 월급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곳이 많다. 또 이 경우 돈을 미리 다 써버리고 정작 뗏 때 고향에 빈손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휴 전주 금요일에 지급하는 곳도 있다. 직장인들이 고향에 가져갈 선물 준비에 지갑을 열어젖히는 때인 만큼 수 많은 판매업체가 이 기간 판촉활동에 총력을 기울인다. 부동산 정보업체 CBRE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을 연말 연초에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찌민=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베트남 최대 명절, 뗏(Tet,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6일 저녁 베트남 호찌민시의 한 마트 풍경. 복을 부른다는 붉은 장식과 노란 매화(조화)로 꾸며져 있다.

인기 있는 선물 바구니 중의 하나인 과자 바구니. 베트남 사람들은 부피가 큰 선물을 선호한다.

베트남 최대 명절 뗏(Tetㆍ설) 연휴를 일주일 가량 앞둔 7일 새벽 호찌민시 새벽 꽃시장 풍경. 전날 오후부터 산지에서 이곳으로 실려온 꽃들이 새벽까지 몰려오는 소매업자들에게 팔려 나간다. 파장은 새벽 4시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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