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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고작 1.49%...이유는 90%가 '원리금 보장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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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고작 1.49%...이유는 90%가 '원리금 보장형'

입력
2018.03.22 17: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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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 수익률에도 못 미쳐

“사업자가 운용 제대로 못한 것

개인이 포트폴리오 변화 줄 필요”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강준구 기자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강준구 기자

‘1.49%’

지난해 퇴직연금 중 원리금 보장상품의 연간 평균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수익률(1.65%)에도 못 미쳤다. 반면 주식, 채권 등 투자상품으로 연금을 굴리는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률은 6.58%로, 원금 보장형 상품의 4.5배에 달했다. 현재 퇴직연금의 90%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쏠려 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가입자에 따라 똑 같은 원금을 부어도 나중에 받게 될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 스스로 상품 포트폴리오에 투자상품을 적절히 포함시켜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22일 금융감독원의 ‘2017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68조원으로, 1년 전(147조원)보다 21조원(14.6%) 불었다. 2년 전(126조원)과 비교하면 42조원이나 늘었다. 퇴직연금으로 노후 준비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다 금융사 간 치열한 유치 경쟁도 퇴직연금 시장 성장에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퇴직연금은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퇴직 후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상품이다. 크게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3가지로 구분된다. DB형은 직원에게 지급하는 퇴직금을 사전에 정해 놓은 뒤 추가 수익은 회사가 가져가는 방식이다. 수익률이 높으면 회사는 좋지만 직원에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DC형은 연금을 부담하는 주체가 회사인 점은 DB형과 같지만 개인이 정해준 대로 연금을 굴리는 만큼 개개인마다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이 달라질 수 있다. IRP는 DC형과 같은 방식인데 돈을 내는 주체가 개인이란 점이 다르다.

퇴직연금 가입자 대부분은 원리금 보장형을 선호하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168조원 중 154조원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쏠려 있다. 전체 퇴직연금의 65.8%(111조원)를 차지하는 DB형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1.59%, DC형(42조원)과 IRP(15조원)는 2.54%와 2.21%(총비용 차감 순수익률 기준)였다. 가입자가 금융사들에 낸 평균 비용은 0.45%다. 사실상 은행 예금 수준의 수익을 보장 받는 대가로 수익률(1.49%)의 30%를 비용으로 낸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무리 원리금 보장 상품이라 해도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낮은 건 사업자가 사실상 운용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DB형 가입자라면 굳이 퇴직연금 운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지만 DC형과 IRP 가입자라면 적절히 상품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원리금 보장형만 고수해선 은행 예금 이자를 따라잡기도 버겁다. 지금 같은 주식 호황장엔 투자 포트폴리오에 주식형펀드 비중을 늘리는 게 나은데,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 위주의 펀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금감원은 조만간 퇴직연금을 취급하는 전 금융사를 상대로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윤진호 금감원 팀장은 “DC나 IRP는 개인고객에게 운용지시권이 있는데 금융사들이 어떻게 운용지시를 하면 되는지 잘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전반적인 실태 조사 후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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